유혈사태로 말미암은 이집트 무슬림들과 기독교인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통령까지 개입해 양측의 화해를 촉구했지만,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최근 피라미드 마을인 기자 지역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의 유혈사태를 지적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무슬림은 기독교인들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유혈사태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종교 편향 없이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사건의 발단은 옷감이 손상된 다림질 실수로 말미암아 기독교인 세탁소 직원과 무슬림 손님 간의 싸움이었다. 무슬림들은 세탁소 직원이 다니는 교회에 불을 냈고, 이에 기독교인들은 지난 1일(수, 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집회를 열어 "종교 탄압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기자 지역에서 거주하는 기독교인 120여 가정이 이번 사건으로 집을 버리고 떠났다며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 교회 관계자는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마을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무슬림들은 이번 유혈사태로 무슬림 1명이 사망했다며 기독교인들의 사과를 요청했다. 이번 사건으로 무슬림들과 기독교인들 양측은 화염병 등을 던지며 대치했고, 결국 무슬림 1명이 사망하고 진압 경찰 10여 명이 부상당했다. 기독교인들은 재산상 피해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집트의 기독교인은 1천 만 명 가량 된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10% 정도로 소수다. 특히 이번 이집트 시민혁명으로 말미암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한 후 무슬림 형제단이 정권을 잡자, 종교 탄압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기독교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