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성모병원에서 8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간호사와 간병인 등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인근지역 시설 입소자가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고 있어 권역 내 확산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직원 전원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4월1일부터 병원 전체를 폐쇄 조치하기로 했다.
31일 방역당국과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의정부시에서는 전날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여성 A(82·동두천시)씨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날 현재까지 간호사와 간병인 등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고관절 골절로 지난 10일 동두천중앙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결핵 판정을 받아 지난 12일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을 거쳐 8층 병실에 입원한 환자다. 29일 발열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29일에는 양주 베스트케어요양원에 재원 중이던 75세 남성이 발열과 호흡곤란 증세로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4시간 만인 30일 새벽 1시께 사망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폐렴 증세로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부성모병원 측은 원내 확진자가 발생에 따라 8층 병동을 폐쇄하고 접촉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이날 확진자와 같은 병동에 있었던 간호사 1명과 환자 2명, 간병인 4명 등 7명의 추가 감염을 확인했다.
아직 검사를 받은 인원이 많지 않은 만큼 추가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날 기준 병원 내 근무자는 512명로, 평소에는 의료진과 직원 2000여명이 3교대로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동에 입원한 환자도 600여명에 이르는데다, 코로나19 사태 후 줄어든 외래환자도 하루 평균 2500명에 달해 심층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검사 대상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병원 측은 직원 전원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1일부터 병원 전체를 폐쇄하기로 했다.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요양원 입소자가 사망한 양주시도 해당 요양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설 종사자 54명 중 49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관외에 거주하는 5명은 이날 중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양주 베스트케어요양원에 입소 중인 85명에 대해서도 공간을 분리해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된다.
동두천시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여성이 입원했던 동두천중앙성모병원에 관련 증상을 보이는 환자나 의료진이 없고, 확진 여성도 전원 조치 후 14일이 경과한 상태에서 증상이 나타난 만큼 감염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날 병원 내 집단감염이 확인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잇달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전하게 돼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별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때는 우선 보건소에 연락해 안내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이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