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타고난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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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와 차별금지법안(1)

길원평 교수

현재 전 세계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양분되어 있다. 26개 국가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반면에, 2012년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의 193개국 중 78개 국가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처벌한다. 한국에서도 동성애를 옹호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2013년 5월 미디어리서치에서 조사한 결과 73.8%가 동성애를 비정상적인 사랑이라고 답했고, 2013년 10월 동아일보에서 조사한 결과 78.5%가 동성애자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고 답했다.

동성애는 생물학적으로 같은 성(性)을 지닌 사람들 간의 성적 끌림 또는 성적 행위를 뜻하며, 동성애자에게는 일반적으로 3가지 특징, 즉 동성을 향한 성적 끌림, 동성과의 성관계, 동성애자로서의 성 정체성이 있다. 동성애에 대한 대조 용어로 남녀의 성관계를 이성애라 부르고, 동성애와 이성애를 함께 하면 양성애라고 부른다. 최근 학자들은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를 총칭하여 성적지향이라고 부른다.

동성애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제시되는 것을 소개하겠다. 첫째,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어릴 때 성적 또는 신체적 학대를 받은 사례가 1.6~4배 정도 많다는 보고가 있다. 둘째,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어릴 때 가족 단위의 어려움, 예로서 가족의 정신병, 약물중독, 교도소 수감, 부모의 별거 또는 이혼 등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발표가 있다. 셋째, 정상적인 가정에서 올바른 성 역할 모델을 하는 부모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넷째, 유년기의 불안정한 성 정체성 때문일 수 있다. 다섯째, 우연히 동성애를 경험하거나 여성의 경우에 성폭행과 같은 잘못된 성 경험 때문일 수 있다. 여섯째, 동성애를 미화하는 영화, 비디오, 동성애 포르노 등의 문화에 의해 동성애 충동을 받고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일 수 있다. 일곱째,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회 풍토가 동성애를 행동으로 옮기게 만든다. 동성애 포르노와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회 풍토가 최근 서구에서 동성애자 비율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여덟째, 반대의 성에 가까운 외모, 목소리, 체형 등의 신체적인 요소, 성격이나 심리적 성향 때문일 수 있다.

동성애는 스스로 초래한 결과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동성애자가 되도록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지만, 그러한 요소들이 결정적이어서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가 되었다고 말하면 안 된다. 사람에게는 본능이나 성향을 억제할 수 있는 충분한 의지와 절제력이 있으며, 동일한 환경이나 요소를 가진 사람 중에서 극히 소수만 동성애자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다가온 유혹, 색다른 경험을 받아들여 동성애자의 길로 갈 수도 있고, 그것들을 의지적으로 거부하여 멀어질 수도 있다. 즉, 사람의 행동은 환경이나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선택이라는 ‘여과망’을 통과한 것만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동성 간의 성관계에서도 성적쾌감을 얻음으로, 동성애를 경험한 후에 다시 하고 싶은 중독 현상을 일으킨다. 동성애로부터 쾌감을 얻었고 다시 하고 싶다고 해서, 선천적으로 동성애 성향을 타고났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일반인도 동성에 의한 성기 자극을 하면 쾌감을 느낀다. 동성애는 두 인격체 사이에 육체적 쾌감과 정서적 친밀감을 나누며, 상대자로부터 보호, 배려, 경제적 도움 등을 받기에 다른 중독보다 더 끊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적 선택에 의해 동성애 성향을 행동으로 옮기면 동성애 성향이 강화되며, 강한 중독성에 의해 동성애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동성애라는 성적 행동 양식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킨제이에 의해 과장된 동성애자의 비율

동성애자 비율을 최초로 조사한 킨제이는 1948년에 ‘남성의 성적 행동’, 1953년에 ‘여성의 성적 행동’을 출판했고, 그 책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그 이후의 성적 행동 연구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런데 그는 양성애자였고, 근친상간, 어린이, 동물과의 성행위 등 모든 종류의 성행위를 옹호하고 성에 가해진 문화적·종교적 제한에 대해 분노를 했으며, 이성애가 성적 행동의 표준이 아님을 보이기 위해 오랫동안 조사를 했다. 그는 책에서 미국 남성 10%가 16~55세 사이에 최소 3년간 동성애적 삶을 산다고 주장했으며, 동성애자 비율을 과장하기 위해 성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 남성 매춘부, 성범죄자, 소아 애호자, 노출증 환자 등이 표본의 1/4을 차지하게 했다. 그 후 킨제이 후계자들이 국민의 10%가 동성애자이므로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육·법·정책을 바꾸었다. 하지만, 최근에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조사를 한 결과, 2003년 캐나다 공중위생조사에서 동성애자 1%, 양성애자 0.7%이었고, 2013년 미국의 질병통제센터에서 「국민건강면접조사」 보고서에서 동성애자 1.6%, 양성애자 0.7%이었으며, 2012년 영국 통계청 인구조사에서 동성애자 1.1%, 양성애자 0.4%이었으며, 2011년에 뉴질랜드의 조사에서 동성애자 0.8%, 양성애자 0.6%이었다. 따라서 서구에서 동성애자는 대략 1%이고, 양성애자들까지 포함하더라도 2% 정도 됨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들로부터 킨제이 결과가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동성애자 비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96년 한국에이즈연맹 보고서에서 적극적 동성애자는 대략 1만 명이었고, 1995년도 인구조사 결과를 이용하면 15~49세 남성 인구의 0.07%이다. 2003년 한국성과학연구소에서 서울의 남성을 조사한 결과, 동성애자가 0.2%, 양성애자가 0.3%, 동성애 경험이 있는 비율이 1.1%이었고, 2011년 한국성과학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서울 남성 1.1%와 여성 0.3%가 동성애 경험이 있었다. 또한 2012년 한양대 산학협력단의 전국 남녀 설문조사에서, 동성과 성관계에 대해 ‘경험이 있다’ 0.3%, ‘응답 거절’ 0.4%이어서, 응답 거절을 포함해도 0.7%에 불과하다.

에이즈 감염자의 상당수가 동성애로 인하여 감염되므로 에이즈 감염자의 지역 분포로부터 동성애자 분포를 추측할 수 있다. 서울 남성이 에이즈에 걸릴 확률이 전국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아 전국 동성애자 비율이 서울의 절반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에이즈 감염자가 네 배로 증가했기에, 동성애자 수가 두 배 정도 증가했다고 가정하면, 현재 전국의 남성 동성애자 비율은 0.2%로 추정된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2011년 조사에서 여성의 동성애 경험자가 남성의 동성애 경험자의 약 1/4이기에, 동성애자로서의 성 정체성을 가진 여성은 남성 동성애자의 1/4 수준인 0.05%로 추정된다. 따라서 남녀 동성애자를 평균하면 0.13%로 추정된다. (계속)

길원평 교수(부산대학교 물리학과, 동반연 상임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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