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김병훈 교수(조직신학)가 로마서 8장 강해설교집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를 펴냈다. 이번 책에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실성을 역설한다. '순종' 같은 아무리 좋은 덕목도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다. 구원은 이미 그리스도인에게 완전하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이 쓴 로마서, 그 중에서도 8장은 '황금장'이라고 불린다. 또 성경이 다이아몬드라면 이 장은 그 반지의 다이아몬드라고 일컬어진다. 그만큼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고, 복음의 진수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8장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구원의 확신과 위로'. 예수 믿는 자에게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 사실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반복해 전하고 있다.
김병훈 교수는 로마서 8장이 드러내는 주제에 가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오늘날 일부 교회에서는 종말론적 심판에 있어서 '신자의 행함과 순종'이 구원의 근거가 된다는, 즉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의 지위를 얻는다 할지라도 마지막 심판 때에 하나님께 인정을 받을 만한 믿음의 순종이 있어야 궁극적으로 구원 받는다는 주장이 설파되고 있다"며 이는 "가히 로마가톨릭의 세미-펠라기우스적인 구원론과 궤를 같이 하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노력이나 행위에 조금이라도 구원의 여부를 부치는 것은, 비복음이라는 것.
그렇다면 갖가지 신앙 덕목은 구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김 교수는 "구원 받기에 합당한 믿음을 지닌 참 신자는, 필연적으로 거룩한 순종의 삶을 살아간다"고 얘기한다. 그리스도의 용서하시는 의를 덧입게 되면, 삶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뒤따라온다고.
로마서 8장은 이 문제의 답을 '성령 하나님'을 가지고 제시한다. "믿음을 주시는 분도 성령 하나님"이고, "믿음에 따라 순종하게 하는 분도 성령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성령 하나님을 중심으로 칭의와 성화 사이의 필연성을 드러낸다. 저자는 "개혁신학이 말하는 성령 하나님의 이중은총 교리는 로마서 8장에 근거한 가르침"이라고 설명한다.
8장의 첫 구절 '...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에 대해 저자는, "여전히 내 안에 부패한 마음이 옛사람의 흔적으로 남아 있고 그것이 나를 죄 가운데로 이끌어간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나를 결코 단죄하거나 심판하지 않으신다"고 말한다.
또 이 말씀을 일단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성도들이 이 말씀을 처음에는 믿다가도, 점차 자신의 죄로 인해 믿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성도의 행복과 자랑과 위로가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 말에 담겨 있다. 예수 안에 있는 사람은 죄를 범해도 그 죄로 인한 심판을 받지 않는다. 이는 예수 믿는 사람의 어마어마한 특권이다."
그렇다고 하나님이 믿는 자를 징계하지 않으시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죄를 고치려 하시기 때문에, 예수 믿는 사람이 죄를 범하면 징계를 내리실 수 있다. 그러나 "악인이 심판 받는 경우처럼 단죄하시거나 벌로 내리치시지는 않는"다. 즉 회복을 위한 징계는 있을지언정, 구원과 관련된 의미의 정죄나 형벌은 전혀 없다.
만약 죄를 지었다면 "회개하라"고 말한다. 어떤 죄든 잘못이든 상관 없다. 하나님을 이름을 망령되게 일컬었던 죄도, 신자답지 못했던 모든 경제활동이나 정치활동, 그 밖의 모든 죄도 "돌이켜 주님 앞에 나아오면 산다". 하나님은 "성령의 은혜로 말미암은 회개의 심령을 주셨고, 회개하는 자의 눈물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고 전한다.
이번 책은 저자가 담임목사로 몸담고 있는 나그네교회에서 지난 2016년부터 2년 간 65회에 걸쳐서 진행한 로마서 1~11장 강설 중 8장에 해당하는 내용만을 엮은 것이다.
저자는 "로마서 강설을 진행하는 동안 개혁신학의 교리와 성경 주해의 교차 지점에서 복음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었고 진리를 맛보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병훈 교수는 미 칼빈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저서로는 '행위로 구원?', '칼빈과 개혁 전통', '성경이 가르쳐 준 성령' 등이 있다.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ㅣ 김병훈 ㅣ 좋은씨앗 ㅣ 288쪽 ㅣ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