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교인들이 격리에 들어간 틈을 타 중국 공산당 정부가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는 등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3일 안후이성 궈양 현에 소재한 한 교회에서 당국에 의해 십자가가 철거되는 비디오 영상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중국 그리스도인 연합회가 공유한 이 영상에는 커다란 크레인으로 교회 옥상에서 십자가가 철거되는 장면이 녹화됐다.
기독교인 천 모씨는 박해 감시 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에 "영상 속의 교회에서 보통 40여 명의 교인들이 참석해 예배를 드렸다. 당국은 코로나19 제재를 이용해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밝혔다.
차이나에이드 밥 푸 대표는 지난 11일 장쑤성 이싱 시에 소재한 샹바이슈(Xiangbaishu) 교회를 철거하고 있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밥 푸 대표는 "우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종교적 박해는 계속되고 있다"며 "장쑤성 이싱 시에 소재한 샹바이슈 교회가 정부에 의해 파괴됐다. 십자가는 우리의 영광"이라고 글을 남겼다.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안후이 성 벵부 (Bengbu)시 화이샹(Huaishang) 지구에 소재한 다른 교회의 십자가도 올 초에 철거됐다.
현지 기독교인 야오 씨는 "십자가 철거는 종교 문제 관리를 위해 세워진 공산당 기관인 통일전선공작부(United Front Department)가 주도했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정부 승인을 받은 교회 뿐만 아니라 지하교회를 포함해 대부분의 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CP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에 소재한 국영 기독교 단체인 삼자애국운동(Three-Self Patriotic Movement)과 중국기독교협회(China Christian Council)는 모든 온라인 예배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관리들에게 기독교인들이 모임을 갖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20년간 중국은 미국 국무부로부터 종교 자유 침해가 특별히 우려되는 국가로 분류됐다.
시진핑 주석 하에서 중국 정부는 수많은 교회를 파괴하고 첨탑과 십자가를 철거했다. 중국에는 6천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살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미등록 또는 '불법'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중국은 오픈도어USA의 세계감시목록(World Watch List)에서 기독교인을 박해하는 세계 최악의 국가 중 하나다. 공산당 정부는 기독교인들 외에도 지난 3년 간 1백만 명 이상의 위구르족과 중국 서부의 무슬림을 구금하는 등 종교적 소수 민족들을 지속적으로 박해 및 감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정부는 온라인에서 성경 판매를 금지했다.
최근 밥 푸 대표는 "지난 2년간 시 주석이 벌이는 종교와의 전쟁이 40년만에 가장 최악에 도달했다"며 "시 주석이 기독교 신앙을 공산주의 이념을 위한 도구로 바꾸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 신앙 뿐만 아니라 무슬림, 불교도와 같은 타종교를 언급하면서 "독립적인 신앙을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분명한 목표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신호"라고 밝혔다.
밥 푸 대표는 "국제사회가 진실에 관심을 기울이고 신앙 공동체와 박해에 대한 진실된 정보를 전해달라"고 요청하며 "신앙 공동체가 서로를 위해 단결하고 한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C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