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가 중국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교회가 주일예배를 비롯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함께 회개하며 한국교회가 정결해짐으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세계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기 원한다"며 한국교회에 보낸 서신이 SNS 등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로교신학대에서 학부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13년 전 에티오피아 선교사로 파송돼 현재 에티오피아 장로교신학교에서 학장으로 현지 신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밝힌 이 선교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간증과 신앙적 해석을 정리한 서신을 올렸다. 그는 종교혼합주의인 '초혼제' 등이 열린 2013년 부산 WCC 10차 총회 개회예배에 참석한 것을 회개했다면서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거의 한국교회 문이 닫히고 우리가 사랑하는 예배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지만, 우리 한국교회사에서 이와 똑같은 사건이 단 한 번 일어났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1919년 3.1 독립 운동의 여파로 북쪽 지역 중심으로 몇 개 도시에서 교회 문이 닫혔지만, 전체 교회는 아니었다"며 "현재와 동일한 사태는 1938년 신사참배의 결과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1938년 9월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장로교 제27회 총회에는 목사, 장로, 선교사 등 약 200여 명의 총대와 일본 군사들이 함께한 가운데 강압적 분위기에서 신사참배가 가결됐다. 신사참배에 반대한 선교사들은 강제적으로 회의에서 쫓겨났다.
그는 "신사참배가 가결되고, 부총회장과 총대들이 바로 평양에 있던 신사로 가서 참배했다. 신사참배 결의와 참배가 당일에 모두 일어났고, 한국교회 역사상 제1계명을 위반하는 가장 치욕적인 우상숭배라는 죄악을 범했다"며 "그리고 꼭 7년이 지난 1945년 5월에서 8월의 해방되기까지 약 4개월간 모든 한국교회가 일본군사력에 의해 강제 폐쇄됐다"고 강조했다. 선교사는 "1938년 우상숭배를 한 지 7년 후 1945년 한국교회가 폐쇄된 것처럼, 2013년 (부산 WCC 10차 총회에서) WCC를 통한 우상숭배를 한 지 7년 후 2020년 한국교회에 똑같은 결과가 일어난 것 같다"면서 "바로 징계하지 않고 7년이라는 기간을 주신 것은 신사참배 가결 후 일부이지만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나와 회개를 촉구한 것처럼 지금도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945년 한국교회의 문이 닫힌 후 5년이 지난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 한국교회는 거의 파괴됐다"며 "우리는 더 큰 심판이 오기 전에 하나님께서 회개할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하게 깨닫고, 지금 있는 골방에서 회개하고 통회 자복해야 한다. 6.25 전쟁과 같은 비참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골방에서, 기도처에서 무릎을 꿇고 재에 앉는 심령으로 회개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선교사는 특히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건축되어 하나님께서 기뻐하셨던 솔로몬의 성전이라 할지라도 결국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의 손에 넘겨져 완전히 파괴하도록 하나님이 허락한 이유는 '우상숭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정치가, 종교지도자, 백성들이 여러 가지 도덕적인 죄를 범했지만, 성전이 무너질 정도로 중한 죄는 우상숭배이며,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죄가 우상숭배이기에 십계명 중 제1계명(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으로 놓으신 것"이라며 "여러 미디어를 통해 이 재앙에 대해 회개를 촉구하는 것을 보지만, 회개 기도 중에 WCC와 하나 되어 제1계명을 범한 것은 우리가 범한 죄악 가운데 핵심적인 죄악이기에 반드시 통회 자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 또한 WCC 개회예배에 참석한 만큼 '이 큰 폭풍을 만난 것이 나의 연고라'고 고백한 요나와 같은 심정으로서 타인에게 회개를 강요하거나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며 "루터가 말했듯 그리스도인일지라도 구원받은 죄인(Saved Sinners)일 뿐"이라고 고백했다.
선교사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회개를 통해 정결해지면 대한민국에 총체적으로 다가온 재난들을 필요한 사람들을 세우셔서 해결의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 부국강병한 나라로 세우셔서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또 "선교사로서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봤지만, 한국교회와 같이 열심히 기도하고 선교하는 나라를 찾기 어려울 만큼 하나님 앞에서 꼭 필요한 교회다. 6만여 한국교회, 5천여 한인교회는 하나님의 군대로서 세계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며 "한국교회를 크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며, 교만하지 않고 겸비한 자세로 주님께서 주신 교회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는 열 명의 의인을 찾고 계시며, 바알과 아세라에게 절하지 아니하고 입 맞추지 아니한 7천 명의 숨은 중보기도자를 원하고 계신다"며 "마태복음 6장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더 하시리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회개 기도와 겸손함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이루고, 남북이 하나 되어 복음화되는 더하심의 크신 은혜가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에 일어나기를 선교지에서도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며 서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