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너의 샌들을 벗어라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저의 일상이 보배롭고 소중하기 원합니다. 어느 날 모세는 40년 동안 양 떼를 몰고 있다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사막의 가시덤불에 불이 붙었는데 나무는 타지 않았습니다. 이 현상을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갈 때 놀라운 소리가 들립니다. 모세, 모세! 여기 가까이 오지 말아라! 모세는 이성을 뛰어넘는 이 현상 앞에 머리를 땅에 대고 떨고 있었습니다. 거룩함을 경험하였습니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너는 신을 벗어라.”(출3:5) 유목민 재산목록 제일호가 샌들입니다.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저의 샌들을 벗게 하옵소서. 제가 서 있는 이 장소가 바로 거룩한 땅입니다.

나 중심의 이기심을 포기하게 하옵소서. 저에게 최고의 깨달음을 주옵소서. 모세에게 준 최고의 가르침을 배우고 싶습니다. 바로 지금 서 있는 장소, 제가 지겹도록 다닌 그 먼지 나는 자리가 바로 천국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주옵소서. 우리가 모두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삶의 현장이 천국입니다. 거룩한 장소를 인위적으로 만든 종교는 소멸할 것입니다. 제가 지금 있는 곳에서 오늘, 거룩함을 찾게 하옵소서. 인간의 오감을 넘어서는 신비의 경험. 하나님을 만남으로 떨리는 전율의 경험. 저와는 너무 달라서 끌리는 매혹의 경험. “죄악 세상 이김으로 거룩한 길 가는” 이 경험 앞에 서 있는 저에게 하나님은 신발을 벗으라 하십니다.

거룩한 땅은 바로 제가 서 있는 이 자리입니다. 저를 살피시고 돌보고 있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앞에서 서 있어 늘 하나님 앞에 겸비하게 하옵소서. 겸손히 하나님의 자비를 구합니다. 저의 생활이 동일하고 진실하게 하옵소서. 깨어 있는 신앙의 결단을 주옵소서. 거룩한 하나님 앞에서는 체험은 두렵고 압도적인 느낌이 들게 하고 또 저를 끌어당기는 매혹의 현상입니다. 연약하고 흔들리는 신앙에서 벗어나 한 걸음 하나님 앞에 설 신앙의 결단을 하게 하옵소서. 가슴 한 쪽에 슬픔의 가시가 박히는 사순절. 하나님을 만날 때 저를 이끄시는 매혹적인 은혜에 감사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또 한걸음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6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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