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천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있다고 스스로 밝힌 가운데, 이들은 별도 정밀검사도 받지 못한 채 당국의 지시에 따라 자택에 격리돼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크리스천투데이(CT)가 4일 데일리NK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또한 북한은 현재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데일리NK 측은 “2월 27일 현재 북한 지역 코로나19 의심 증세 사망자가 23명, 격리자가 82명이라고 추정한다. 특히 평양 지역 사망자가 7명, 신의주와 의주 사망자가 8명으로 집계한다”고 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소식통은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은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확진자는 아니지만 정부(북한 당국)에 의해 집중 감시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현재 자택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한 채 철저히 격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식통에 따르면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관리되고 있는 이들은 폐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과 가족을 비롯해 △면역력이 약한 등록질병(감염성 질병) 환자들 △경노동 대상자들 △줄기침자들 △만성 기관지염 환자들이다.
이어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비정상적인 경로로 들여온 시약들로 만든 자체 진단장비로 이들에 대한 간이 검사를 진행하고 자가 격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당국은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 평안북도 등 국경 지역의 지정된 밀수꾼과 그 가족, 발열 자진 신고자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이유 없이 발열 증세가 나타나거나 열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과 가족, 이소니아지드(결핵치료약)와 해열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과 가족들도 의학적 감시 대상자에 포함해 자가 격리시키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일 ‘비루스 전염병을 막기 위한 선전과 방역사업 강도 높이 전개’ 제목의 기사에서 평안남도에 2,420여 명, 강원도에 1,500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달 24일 평안북도에 3,000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있다고 전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7천여명에 이르며, 다른 지역까지 합칠 경우 북한 전역 의학적 감시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은 격리자들에 대해 “검진과 생활보장 대책을 더욱 빈틈없이 세우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각종 물자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역별, 단위별로 격리하고 있는 세대주의 기관들에서 땔감을 한 수레씩 가져다주거나 솔방울을 한 마대씩 가져다 준 것이 전부”라며 “중앙에서는 격리자들에 대해 지방당이나 정권기관들에서 모든 것을 보장해 주라는 방침이나, 말단 단위들에서는 그 숱한 사람들을 먹여 살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수천 명에 이르는 격리자 수를 발표한 것은 이미 북한 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고 확진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경 지대에서 밀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바이러스 전염 위험성을 높인다”고 했다고 CT는 전했다.
이와 함께 중앙일보는 “북한군이 한국산 마스크를 중국에서 몰래 들여다 재포장해 평양으로 가져갔다”고 데일리NK를 인용해 보도했으나, 오후 11시 현재 데일리NK에는 해당 보도가 없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마스크 밀수입은 북한 인민무력성 산하 무역 기관 주도로 지난 1일 새벽 신의주 세관을 통해 이뤄졌으며, 북한 측이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한국 제품을 요청해 중국 측에서 한국산 황사방역용 마스크(KF94)를 준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