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자주 동행했던 여성이 그의 부인인 '리설주'라고 공식 확인하자,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 함께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석한 부인 리설주의 모습을 전하며 북한이 '퍼스트레이디'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은의 이 같은 선택은 비밀을 고집했던 아버지 김정일과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한편, 어린 나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이른바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다.
NYT는 "김정일 시절에는 일반적인 북한 사람들이 그의 부인을 방송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다"며 리설주의 등장을 '북한의 주요 변화'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정일은 최소 3명의 부인을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 매체에서 이들을 공식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김정은조차 후계자로 공식 지목된 2010년 이후에야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김정은의 결혼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그의 성숙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영국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들의 반응도 북한이 리설주를 공개한 것은 김정은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북한의 계산된 움직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김정은의 통치방식에 대해서는 베일에 싸여 있었던 아버지 김정일보다는 부인 김정숙이나 자녀와 함께 공개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맨스필드 재단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의 말을 빌려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북한이 김정은을 성숙하고 책임감 있어 보이게 하는 한편 어린 나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종합할 때 은둔형 지도자였던 아버지와 달리 대중 앞에 자주 나서고 공개연설도 마다하지 않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T는 김정은의 이런 행보가 대내 대외 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겉치레에 불과할 것이란 전문가의 분석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