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의미를 성찰하는 신간 두 권이 출시됐다. 예일대 예배학 교수 테레사 베르거(Teresa Berger )의 『예배, 디지털 세상을 만나다』와 CCM 가수 이강혁의 『예배의 미래』다. 테레사 베르거는 디지털 환경에서 드리는 예배에 대해서 긍정적인 관점을 전하고, 이강혁은 한국 교회 예배의 미래가 '놀이로서의 예배'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테레사 베르거 『예배, 디지털 세상을 만나다』
테레사 베르거는 예배에도 '디지털화'가 일어나고 있는 요즘의 흐름을 긍정한다. 본인의 경험이 그러했다고.
어느 날 그는 여행 중에, 매우 아끼던 기도집을 분실한다. 30년 동안 간직해 온 그 기도집에는 정해진 시간마다 읽곤 했던 기도문은 물론 본인의 메모, 특별한 기도를 드렸던 날짜 등이 적혀 있었고, 영감을 주는 각종 소품도 들어 있었다. 공허감 속에서 그가 찾은 것은, 영성 생활을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만족감을 느낀 그는 이후로도 팟캐스트,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기도, 성구 낭독 하기를 즐겼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멈추지 않는 시간 전례" (liturgy of the hours on the go)가 가능하게 해준다며 치켜세운다.
특히 '온라인 예배'에 대하여 매우 개방적인 입장을 취한다. 온라인 예배에서 이루어지는 "거룩하신 존재와 인간 존재 사이의 만남"에 있어서, "하나님 쪽에 대해서는 근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온라인/오프라인은 하나님의 임재 여부를 가르는 경계가 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님은 디지털 공간에서도 오프라인 성소들을 포함하여 이 세상의 다른 어떤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쉽게, 똑같이 어렵게 스스로 움직이시고 스스로를 드러내시는 분이시다. 디지털 공간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일과 관련된 핵심적인 문제들은 이 만남에 참여하는 '인간 쪽과 물질 쪽'에 관한 것이어야만 한다."
그는 "오늘날 디지털의 편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들을 전제하긴 하지만, 최근까지도 명백했던 이 경계들은 점점 눈에 띄게 흐려지고 있다"며 앞으로 예배와 신앙 생활에서 디지털 환경은 더 규모와 영향력을 확장해 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강혁 『예배의 미래』
이강혁은 가스펠 듀오 '좋은 씨앗'의 멤버이다. '하늘을 바라보라, 드넓은 저 바다도'로 시작되는 찬양 <주님의 솜씨> 등 한국 교회 예배에서 애창되는 수많은 곡들을 내며 예배 문화를 이끌어 온 그는, 이번 책에서 한국 교회의 예배 문화를 성찰하는 목소리를 낸다.
그는 오늘날 많은 예배가 "소수의 종교 엘리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이것은 "안타깝게도 대중문화의 그것과 너무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마치 "주인공 한 사람의 인기가 시청률과 광고 수입을 통해 방송국 전체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오직 설교자 한 사람에 집중되는 중앙집중적인 구조의 예배"가 되어가고 있다고. 이러한 예배의 문제점은, 예배의 회중을 대중문화의 관객들처럼 수동적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예배의 '미래'는 "놀이와 축제로서의 예배가 되도록" 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회중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살아 있고, 자발성과 자유로움이 장려되는 예배로 변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창조주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창조적 존재가 되도록 부름 받았고 ... 놀이 시간에 인간은 가장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활동"하는 데 있다고.
또 "미학의 세기인 오늘날, 예술이 계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며 "대중문화의 재미와 감동에 온통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하는 데 있어, 예술적 감수성과 예술가들의 헌신이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