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날마다 세상 첫날처럼 살아요."
지난 월요일 저녁, 정권사님 기관지 내시경과 조직검사를 앞두고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한편으로 불안하고 초초하기도 했지만 기도만 하면 평안의 감동과 확신이 왔습니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새벽기도 1,2부를 다 인도하였습니다. 마침내 오전에 권사님은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하나님이 주신 감동대로 전혀 암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기침을 많이 하셔서 염증이 결석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권사님이 깨어나셨을 때 제가 손을 잡고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어머니,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에 최고의 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모르셨죠? 하나님께서 생명대상을 주셨어요. 권사님, 무등산에서 저와 처음 만났던 때를 기억하시죠? 제가 앞으로는 더 잘 모실 테니 이제 날마다 세상을 늘 첫날처럼 살아가세요." 이는 나태주 시인의 표현을 일부 인용한 말이기도 한데요.
정권사님을 무등산에서 처음 만났을 때 저는 누구하나 도와주지 않던 떠돌이 신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감동과 응답으로 권사님께서는 저의 기도후원자가 되어 주셨고, 훗날 장모님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개척 초창기부터 지하실에서 주무시면서 오직 저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의 눈물을 쏟고 쏟아오셨습니다. 무등산의 첫날이 권사님을 그렇게 만든 것이죠. 그래서 제가 남은 세상을 무등산의 첫날처럼 살아주시라고 부탁드린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권사님 뿐만이 아니라 우리 새에덴 성도 모두도 살아주셔서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 생명대상을 받은 것이 아닐까요. 우리 중에는 연초부터 여러 가지 시련에 봉착한 분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로부터 생명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나름 가슴 설렜던 첫날이 있지요.
교회로 돌아와 잠시 서재의 문을 열어놓으니 상큼한 바람이 난초 사이를 흔들고 들어왔습니다. 그 바람은 난초 잎사귀를 흔들 뿐만 아니라 생의 찬가를 부르며 지나가는 듯 했습니다. 모든 생명은 세상을 첫날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루하루를 첫날처럼 살아간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우리에게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첫날처럼 가슴 설레게 살아가고, 숨 쉬는 순간마다 생명 대상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하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바이러스가 우리를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생명대상을 받은 사람이라면 세상을 가슴 설레는 첫날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각자의 삶의 첫날은 다르겠지만 그 소중한 첫날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