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신학대학원에서 교의학 교수로 22년간 구원론, 성령론을 가르친 바 있는 박영돈 목사(서울 작은목자들교회)가, 주기도문을 회중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쓴 강해서 『밥심으로 사는 나라』를 출간했다.
주기도문은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며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로서, 마태복음 6장 9절~13절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예배 때마다 외는 기도 중의 기도다.
박영돈 목사는 신학교에서 20년 넘게 일하다가 서울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다. 그런데 회중들 가운데 아직 기도의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이들이 많아, 주기도 강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달에 걸쳐 매주 설교를 위해 주기도를 연구하면서 그는 "이 기도의 보배로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책 제목이 '밥심으로 사는 나라'다. 왜 '밥심', 밥을 전면에 부각시켰을까. 그것은 주기도문이 인간의 가장 절박한 문제인 '밥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이 '밥의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일에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땅의 현실과 거리가 먼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땅에서 가장 절박한 밥의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밥 문제가 우리의 발목을 잡아 하나님 나라의 추구를 끈질기게 방해하기에, 일용할 양식을 믿음으로 구할 때만 주기도의 다른 간구도 제대로 드릴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매일 밥을 구하는 것이 주기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밥'과 함께 주기도문의 또 다른 축은 '하나님 나라'다. 주기도문은 '나라가 임하옵시기를'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하나님께 영원히 있기를 간구하며 마친다. 키워드가 '하나님의 나라'에 있다.
이에 대해 박영돈 목사는 "주기도에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갈망과 부르짖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며 "주기도를 통해 우리는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의 실체 속으로 들어가고 그 나라의 능력과 은혜를 맛본다"고 말한다.
또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갈망하고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체험하는 삶이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삶이라고 강조한다.
박영돈 목사가 보기에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 신앙에 있어서 튼튼하지 못하다. 주님의 나라가 임하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 달라는 간구에 별로 마음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 자신의 필요와 평안과 행복을 위한 기도에 온 마음을 기울인다"고 지적한다.
새벽기도회, 수요기도회, 금요철야기도회, 금식기도회까지 수많은 기도모임이 있지만 그만큼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자주 분쟁하는 이유는, 자기 소원을 성취하기 위한 기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아니, 이러한 기도는 차라리 "순진한 부류"에 속한다. 기도를 많이 하는 신령한 사람이라는 평판과 영광을 얻으려는 은밀한 욕망에서 기도를 도구화하는 "영적 탈선"이 심각하다. 그는 이러한 '나 기도'를 버리고 진정한 '주기도'를 드리라고 촉구한다.
책은 총 9장으로 나누어 주기도문의 각 구절을 차례대로 강해해나간다. 저자는 주기도문에 대한 신학적 설명과 더불어 목회적 안목을 가지고 기도하는 습관과 방식 등 기도의 실제에 대해서도 권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