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회와 선교사들, 화산 피해 복구 본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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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화산재 치우고 국제사회에 구호품 지원 요청

 

필리핀한인총연합회가 화산 피해 한인 교민을 위해 방진 마스크를 나눠주고 식사를 대접하는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필리핀한국선교협의회

지난 12일 이후 현재까지 화산재와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필리핀 따알(Taal) 화산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잦아들면서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와 지원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군인들을 투입해 피해 지역에 쌓인 화산재를 치우고 있으며, 유엔 등 국제사회에 마스크 등 구호품 지원을 요청했다. 국제사회에서도 화산 폭발로 대피소에 수용된 약 4만5천여 이재민을 위한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6일 필리핀 적십자사를 통해 20만 달러 규모의 구호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현지 교회와 한인 선교사들도 재난 복구와 구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필리핀장로교회(GAPCP·The General Assembly of Presbyterian Church of the Philippines, 이하 PCP)는 교단 소속 교회의 피해는 거의 없지만, 화산 피해 지역에서 구제 활동을 펼치기 위해 각 교회에 공문을 발송하고 구호품을 수집 중이다. 22일 오늘은 피해 지역을 직접 방문해 봉사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필리핀한국선교협의회(필한선협)와 남부루손한국선교사협의회(남선협)도 각각 피해 지역에 대한 긴급구호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하고, SNS 등을 통해 헌금과 구제품을 모아 피해 주민에 전달하기로 했다.

필리핀한국선교협의회(필한선협) 김낙근 선교사는 "화산 분출 지역과 가까운 곳의 공기 오염은 여전히 심하고, 제가 사역하고 있는 80km 떨어진 안티폴로 지역도 실내에서 방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그러나 이제는 방진 마스크보다 생필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피해 있는 주민 중 상당수가 삶의 터전이 파괴돼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대피처소에서 공동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전염병 예방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는 지난 18일 따알 화산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실랑에서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 등과 긴급대책반을 마련해 현장 회의를 하고, 방진 마스크 3만6,000개를 확보해 피해 지역 교민들에게 나눠주었다. 22일에는 교민들의 주택, 사업체, 학교 지붕 등에 떨어진 화산재를 청소하는 봉사활동도 시작하고, 구정인 25일에도 한국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교민의 거주지를 방문해 피해 복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규모 폭발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한국대사관, 마닐라연합교회, 한국국제학교, 한국-필리핀 친선센터 등에 한인 교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 등과도 협의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65km 떨어진 따알 화산은 지난 12일 화산재를 분출한 이후 13일에는 용암을 내뿜었으며, 최대 10km 상공까지 화산재 기둥을 만들며 현재까지 엄청난 양의 화산재를 뿌렸다. 이번 폭발로 호수로 둘러싸인 따알 섬 전체는 약간 기울었다. 현재는 간헐적 폭발과 함께 화산재 기둥의 높이가 500m~1km로 줄었으나, 동반된 여진과 떨림 현상은 700회를 넘어서고 있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21일, 화산 바로 아래에서 마그마의 활동이 감지되고 있어 수 시간 또는 며칠 안에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가능한 상태인 '경보 4단계'를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