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당면한 성 문제는 첫 성 경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피임을 하는 비율이 낮고, 이로 인해 임신과 낙태 그리고 성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임신은 감당하기 어려운 큰 위기를 초래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성관계시에 피임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피임을 하더라도 소극적인 방법으로 질외 사정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피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대부분 인터넷에서 얻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알고 있다. 막연히 임신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피임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많은 미혼모 사례연구를 보면, 임신으로 인한 무월경을 불규칙한 생리 탓으로 여기고, 배가 불러오는 것을 많이 먹어 살이 찌는 줄 알았다는 것 알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임신징후에 대한 무지나 회피 경향을 보이고 있어 올바른 정기 산전 검진을 받기가 어렵다. 임신 중기 이후에 처음 산부인과를 찾게 되어 낙태를 원하더라도 그 위험성이 매우 증가하게 된다. 청소년이 임신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낙태와 미혼모라는 어려운 선택이 그들을 기다리게 된다.
청소년들은 아직 인격적으로 미성숙함에도 과거에 비해 활발한 성행동을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무분별하고 선정적인 성 관련 정보에 노출되고 있다.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최근 성교육의 트렌드도 이를 조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올바른 성윤리에 기초한 성교육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부모들도 이를 알고 있지만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방관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한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늦게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들이 낙태를 받는 경우 낙태로 인한 출혈, 감염, 자궁 손상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궁전체를 다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무사히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시술 당시의 자궁내막 손상으로 인해 유착 등이 생겨 추후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출산도 청소년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어려운 선택이다. 사회적 따가운 시선과 경제적 문제, 학업 중단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출산 후 입양을 보내는 경우에도 아이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10대에게는 출산 과정도 쉽지 않다. 10대 임신의 경우 빈혈, 태아성장장애, 조기진통, 영아사망, 성병, 전자간증 등이 더 높은 빈도 발생한다.
임신 중 음주와 흡연율도 높아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15세 미만 여성이 임신한 경우, 일반 연령층의 여성과 비교하여 임신성 고혈압으로 사망할 확률이 약 3.5배나 되고, 모성사망률은 60%이상 높게 나타난다. 10대 미혼모는 70%가 학업을 중단하기 때문에 경제적 빈곤 상태에 놓인다. 사회나 가정의 지원이 없으면 안정된 양육 환경을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일단 청소년이 임신을 경험하게 되면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신체적, 정서적 후유증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위기의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원치 않은 임신을 예방하는 것이다. 청소년 임신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면서 올바른 윤리에 기초한 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단지 피임법만 가르치고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성교육은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그 어떠한 피임법도 100% 완벽하게 임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피임교육 전에 임신은 남녀 두 사람의 공통된 책무라는 것을 인식하기, 육체적 애정 표현에 대한 자신만의 엄격한 기준을 정하기, 감정에 휩싸이지 않기 등을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가치 교육이 선행 되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무분별하게 공유되는 성관련 정보들을 제한하는 법적인 규제가 실행되어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성을 상품화하여 과도한 노출과 자극적인 영상이 유통되는 것을 제한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 매체들은 청소년 임신에 대한 경각심을 적극적으로 알릴 사회적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법적인 근거가 없지만,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라도 남성에게도 양육의 경제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방안도 청소년들에게 신중하게 본인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고, 그 남성과 여성의 성관계가 다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본인의 의지로 남성 또는 여성으로 살기 원하든지 아니면 수술로 신체를 바꾼다고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남녀의 고귀한 성이 새로운 생명을 만들 수 있다는 점과 가정을 이루는 근본이 된다는 성가치 교육이 청소년들의 성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송흥섭(산부인과 전문의, 한국성과학연구협회 연구위원, 온누리교회 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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