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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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트리스탄,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1613년경. 캐버스에 유채, 231x158cm, 프라도미술관 Luis Tristán, The Crucifixion, circa 1613. oil on canvas, 231x158 cm, Museo del Prado ©강정훈 교수 제공

주님이 십자가 위에서 남기신 말씀(가상칠언) 중 세 번째는 운명하기 전에 성모에게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이며 모친의 앞날을 걱정한 고별인사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는 ‘보라. 네 어머니시다’라고 이르시며 자신의 모친을 부탁하였다. 요한은 그 때부터 성모를 자기 집에 모시게 되었다고 스스로 쓴 요한복음서에 기록하여 놓았다.

그 당시 요셉은 이미 죽었고 예수의 동생들은 주가 메시아인줄 아직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주님은 사도 요한에게 모친을 부탁하였다. 신성과 인성을 겸비한 예수의 지극한 효도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니라 하신데 그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요19:26-27)

코스메 투라, <밧모섬의 복음서 기자 성 요한>, 1470년경. 패널에 템페라. 27X32cm. 티센보르네미사미술관, 마드리드 ©강정훈 교수 제공

초기 르네상스 화가인 코스메 투라의 <밧모섬의 복음서 기자 성 요한>을 보면 묵시록 저자인 사도요한의 모습은 신비롭다. 스스로 종이라고 낮춘 사도요한은 에베소를 비롯하여 소아시아에서 전도하다가 크리스천을 핍박한 로마제국의 박해를 받아 이 섬에 유배된 상태이다. 요한복음과 요한1,2,3서를 저술한 요한은 도미티안 황제 통치 말기인 AD 95-96년경에 환상과 계시를 받아 계시록을 기록하였다.

텁수룩한 수염에 맨발의 전도자인 늙은 요한이 밧모섬의 외로운 바위에 기대어 비스듬히 턱을 괸 채 그리스도께서 천사를 보내 기록 중인 요한계시록을 들고 환상에 잠겨있다. 그의 오른 팔에는 요한의 상징인 큰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묵시록을 읽고 있다.

사도요한은 십자가 아래에서 주님으로부터 ‘보라 네 어머니니라’라고 부탁받고 그 때부터 자기 집에 모셨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효도를 실천한 제자이다.

그는 계시록에서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 그리고 믿음을 지킨 성도들에게는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에서 영생하는 법도를 생생하게 기록하였다.

사도요한은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후 유배에서 풀린 이 후 상당기간(5-7년간) 일곱교회를 순회하며 교회를 섬긴 장수의 축복을 누린 제자이다.

[좀 더 깊이 알기]

1. 북부 이탈리아 페라라 출신으로 초기 르네상스 화가인 코스메 투라는 공상적인 조형성을 강조하는 환상적인 페라라화파(Ferrarese School)의 창시자이다.

2. 십계명의 제5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이다. 신약의 마지막 책에서 사도요한이 장수의 축복을 받은 분이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강정훈 교수는 연세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성균관대학원(행정학박사)을 졸업하고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뉴욕총영사관 영사 및 조달청장(1997~1999)으로 봉직했다.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 및 성균관대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신성대학교 초빙교수(2003~2016)를 지냈다.

성서화 전시화(1993), 영천 강정훈-선교사 저서 및 한국학 기증문고 특별전(숭실대, 2012)을 개최했고,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미암교회(예장) 원로장로이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한 후 현재도 서울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운영하며 성서화를 쉽고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천년의 신비 성서화"(바로가기) "이천년의 침묵 성서화"(바로가기) 등이 있다. yanghwa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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