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여신학자협의회는 2019 여성의 일상, 평화의 길이란 주제로 제 28회 여성신학 포럼을 새문안교회에서 12일 개최했다. 먼저 최영실(성공회대 명예교수)가 ‘복음과 정치 - 21세기 갈릴리 여성당을 위하여’를 발제했다.
그는 “정교분리는 국가로부터의 교회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라며 “교회의 정치참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교분리는 종교개혁 시대에 국가가 중세의 막강한 종교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주창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교분리 교설은 실제로 국가의 불의를 외면하고, 침묵하게 만든 측면이 강했다”며 “실제 그 체제를 유지시키는 정치적 도구가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1973년 4월 22일 현수막과 전단지를 들고 남산야회음악당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박형규 목사는 유신 정권을 비판했다”며 “많은 교회로부터 정치목사로 낙인찍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조선 총독부는 많은 교회들을 정교분리 원리로 세뇌했다”며 “교회들은 일제와 정교 유착의 형태로 교권을 유지하고 확장해 갔다”고 비판했다. 그에 의하면, 일제 강점기와 유신 치하 많은 교회들이 로마서 13장을 제시하며 “불의한 정권이라도 복종하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국가 권력은 하나님에게서 위임받은 권세”라며 “그들은 하나님의 종으로 선한 일을 하라고 위임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독일 신학자 칼 바르트를 빌려 “국가가 선한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하나님이 그 ‘종’인 ‘국가’의 권세를 박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에스겔은 강대국의 군마와 물질을 의지해, 앗 시리아를 좇은 유다를 질책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강대국과 맺은 불의한 동맹으로 유다는 오히려 강대국으로부터 땅과 모든 걸 빼앗겼다”(겔 16:36)며 “미국과의 동맹만이 대한민국을 구해줄 것처럼 말하는 건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갈릴리 예수는 소외받고 차별받고 죄인으로 취급당한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 나라는 좌도, 우도 절대시 하지 않는 것”이라며 “좌파의 좋은 점, 우파의 좋은 점을 절충시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사회주의, 자본주의 등 이데올로기를 절대적으로 여기는 건 예수님의 뜻이 아니”라며 “구약처럼 하나님 나라는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가 넘치는 나라였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지금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사랑과 화해를 이룰 수 있는 길은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제 3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최근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대해 “성령 충만은 곧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라 했다. 그는 “바울은 방언을 긍정했지만, 초신자가 시험에 든다면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올바른 영은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로마 행정관의 부인이었던 요안나는 예수의 처형 장소까지 끝까지 따라갔다”며 “이처럼 예수의 처형 장소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라고 전했다. 가령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영부인 이희호 여사도 검정테이프의 십자가를 들고 유신 반대 투쟁에 나섰던 것”처럼 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여 그는 “당을 만드는 것도 좋고, 없어도 좋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갈릴리 여성당을 창당, 총선을 맞이해 예수의 복음을 선포하는 정치적 행동을 하려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거짓 복음이 울려 퍼지지 않도록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자”며 “불의한 국가권력에 맞서 ‘복음’을 따르는 책임 있는 정치적 행동을 할 것”을 촉구했다.
이 외에도 손은실 교수는 (장신대) ‘한국 개신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양미강 교수(대안신당 전국여성위원회 준비위원장)은 ‘21대 총선과 여성의 정치참여, 그 과제와 한계’를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