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밤늦게까지 일하시는 아빠를 보고 “그냥 좋아요” 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를 참 존경해요”하는 수준이라면 그런 자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늦은 저녁 혼자 성서화를 찾아 미술관 순례를 하다가 “쿵 !‘하는 울림이 있었다.
바로 이 모습이구나.
아빠를 바라보는 소년의 눈빛을 보면서 “진정 아빠를 존경하는 구나”하고 느끼게 되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슈 미술관에 소장된 해리트 반 혼트호스트의 1620년 유화인 <그리스도의 어린 시절>이란 작품이 그것이다.
나사렛 마을, 요셉이 망치와 정을 들고 야간 작업을 하고 있다.
아빠가 일하는 곳은 마리아와 요셉, 그리고 소년 예수가 살던 집의 헛간이거나 마을의 작은 공방 같기도 하다.
소년 예수는 오른 손은 작업대에 얹고 왼 손으로는 양초를 들고 있다. 예수는 붉은 색 외투를 입은 채 요셉이 일하는 것을 밝혀 주고 있다.
밝은 소년 예수의 얼굴에는 평안함이 넘친다.
맞은편의 아빠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스럽지 않다.
진정한 사랑과 존경이 넘친다. 늙어서 일찍 돌아가실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스스로 훗날에 십자가 고난을 피할 수 없음을 미리 알고 다짐하는 처연한 모습이 함께 느껴진다.
소년 예수의 뒤에는 두 천사가 함께하여 일상생활 속의 성가족의 이야기임을 알려주고 있다.
[좀 더 깊이 알기]
1.성가족 이야기에서 마리아가 보이지 않는 그림은 귀한 편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핵심은 의로운 사람 요셉과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이지만 그보다도 아빠를 따르고 존경하는 인간 예수의 모습, 그리스도의 인성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2. 소년 예수의 나이는 얼마나 될까?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30년 동안 일어난 일 중 유일하게 정경에 언급된 일화는 12살의 예수가 성전에서 학자들과 논쟁하는 장면이 유일하다. 따라서 이 작품의 소년 예수의 나이는 6세쯤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정훈 교수는 연세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성균관대학원(행정학박사)을 졸업하고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뉴욕총영사관 영사 및 조달청장(1997~1999)으로 봉직했다.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 및 성균관대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신성대학교 초빙교수(2003~2016)를 지냈다.
성서화 전시화(1993), 영천 강정훈-선교사 저서 및 한국학 기증문고 특별전(숭실대, 2012)을 개최했고,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미암교회(예장) 원로장로이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한 후 현재도 서울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운영하며 성서화를 쉽고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천년의 신비 성서화"(바로가기) "이천년의 침묵 성서화"(바로가기) 등이 있다. yanghwaj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