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복음, 십자가의 은혜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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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장신대 총장 김명용 박사, 16일 온신학회 강의에서 톰 라이트의 새 관점 학파 지적하며 강연해
전 장신대 총장 김명용 박사©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온신학회 아카데미 주최로 전 장신대 총장 김명용 박사는 16일 천호동 광성교회에서 강연을 했다. ‘오직 은혜로 구원을 얻는가, 행위가 필요한가?’라는 강연을 전한 김 박사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새 관점 학파의 구원론을 비판했다. 그에 의하면, 새 관점 학파에는 샌더스(E. P. Sanders), 제임스 던(J. D. G. Dunn), 톰 라이트(N. T. Wright) 같은 신학자들에 의해 전개된 신학이론이다.

김명용 박사는 “새 관점 학파는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로,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루터(M. Luther)의 가르침에 강력하게 도전했다”며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 백성이라 ‘칭의’함을 받지만, 구원은 계약 행위의 준수 여부에 달렸다”는 새 관점 학파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그는 “새 관점 학파는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값싼 은혜를 거부했다”며 “이들은 루터의 칭의론을 비판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새 관점 학파는 바울을 빌려 ‘그리스도인은 구원의 푯대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존재’라고 말했다”며 “하나님 백성으로 선택받는 건 은혜지만, 구원을 완성하는 데는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새 관점 학파의 주장을 더해 “바울은 할례나 안식일 같은 유대 율법을 이방인들이 지키느냐 마느냐의 관점으로 말했을 뿐이지, 율법 폐기론 자체를 말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김 박사는 “예수님도 율법을 완성시키러 왔다”는 이들의 주장을 말하면서, 동시에 "율법의 관점으로 복음을 재해석한 새 관점 학파"라고 설명했다. 하여 그는 “새 관점 학파는 '개신교 종교개혁자들은 바울의 관점을 오독해 값싼 은혜를 낳았고, 윤리와 실천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 박사는 새 관점 학파 이론의 뼈대가 된 계약적 율법주의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샌더스(E. P. Sanders)가 77년 자신의 저서에서 “유대교는 역설적으로 은혜의 종교”라고 말하면서 주창한 개념이다.

샌더스는 “계약적 율법주의란 이스라엘의 선택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며 “이 하나님의 은혜에 머물기 위해서는 계약을 지켜야 하며, 계약은 결국 이스라엘 구원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지켜야할 계약의 조건은 바로 죄에 대한 ‘참회’와 ‘속죄제’였다. 그래서 김명용 박사는 “새 관점 학파는 유대교 율법은 은혜의 속성을 띄며, 율법의 틀로 복음을 재구성할 것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명용 박사는 신학자 바클레이(W. Barclay)를 빌려 샌더스를 비롯한 새 관점 학파를 비판했다. 그는 “샌더스는 제 2성전기 문서를 통해, 유대교는 은혜의 종교로 규정지었다”고 밝히며, “반면 신학자 바클레이는 제 2성전기 문서에는 율법주의 특징과 은혜의 특징이 혼재해 있다는 이유로, ‘유대교가 은혜의 종교’라는 주장을 비판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바클레이는 “바울의 비판은 율법을 향해갔지만, 바울이 말한 그리스도의 구원은 '율법 밖에서 이뤄지는 조건 없는 은혜'라고 말한 것”이라 강조했다. 따라서 김명용 박사는 “새 관점 학파는 율법주의를 바울신학에 적용한 오류를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 관점 학파의 계약적 율법주의는 가톨릭 구원관의 연장선”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바울이 말한 구원은 죽음에 사로잡혀, 율법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는 인간의 무능함에서 시작 된다”고 역설했다. 도리어 그는 “계약적 율법주의가 붕괴되는 지점에서, 그리스도 복음과 구원이 시작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김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밝힌 구원의 개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 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막10:27)를 빌리며, “구원은 하나님으로부터 오고,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가 모든 것을 변화 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은 '율법은 잘 지키지만, 내면의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없는 바리새인들을 향해, ‘회칠한 무덤’이라 비판했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 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5:20)를 빌려 “예수님의 말씀은 서기관이나 바리새인 보다 더 철저히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예수님이 말하는 의는 율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다시 말해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말한 의는 바로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새롭게 거듭난 자녀들이 가슴에서부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빌려 “율법주의의 틀을 완전히 넘어서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는 불가분의 말씀”이라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예수님이 말하는 용서는 율법으로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신앙을 시작하고부터, 죽을 때 까지 무한히 용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한 은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김 박사는 말했다. 때문에 그는 “용서의 복음은 우리로 하여금 이웃을 ‘일흔 번, 일곱 번’이라도 용서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새 관점의 학파는 하나님 백성으로 출발할 때만 은혜로 선택될 뿐, 이후는 율법적 계약을 지킬 때만 하나님 백성”이라며 “결국 율법주의를 요구하는 이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갈라디아서는 조건 없는 은혜와 율법주의를 섞는 무리를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가 주변부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율법이 차지했다’는 주장을 저주했다”며 “그는 오직 율법 밖에 드러난 '그리스도의 의'만을 말했다”고 역설했다. 때문에 그는 “율법 밖에 드러난 무한한 은혜가 결국 조건 없는 윤리를 탄생시켰다”며 “이는 바로 용서의 복음”이라고 했다.

논의를 확장해, 김 박사는 칼 바르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율법주의의 신을 비교하며, 논지를 전개했다. 그는 “율법주의에서 신은 정의로 심판하는 분”이라며 “결국 유대교에 드러난 신은 은혜를 베풀지만, 잘못하면 때론 벌을 주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박사에 의하면, 칼 바르트는 “하나님은 인간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간을 심판할 수 없었다”며 “도리어 형벌을 스스로 십자가에서 감당하셨다”고 했다.

나아가 바르트는 “하나님의 심판은 이미 십자가에서 해결 된 것”이라며 “오직 어둠은 하나님의 큰 사랑을 거부하는 곳에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여 김 박사는 “‘믿지 않은 자는 ... 벌써 심판을 받았다’(요3:18)는 말씀은 여기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죄인을 도리어 살리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활의 능력은 현존하며, 이 능력을 깊이 인식해야한다”면서 “이는 죄를 박멸하고 죽음의 질서를 파괴하며,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드는 힘”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은혜는 죄의 용서만이 아니”라며 “인간이 죄를 극복해 새롭게 살아가고, 존엄하고 고상한 존재로 살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은혜의 압도적 지배만이 성도를 거룩하게 만든다”며 “용서의 은혜는 성도들이 새로운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해주는 하나님의 의”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율법은 범죄 하는 인간을 심판하기 위해 존재 한다”면서 “이는 진정한 은혜가 아니며, 이에 기초한 새 관점 학파의 구원도 오류”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에 의하면, 새 관점 학파는 “오직 은혜, 오직 믿음 교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값싼 은혜로 만들었다”고 밝히며, “그리스도인의 윤리와 실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명용 박사는 “20세기 후반 세계를 바꾼 위대한 평화는 오직 은혜의 신학에서 시작됐다”면서 “세상을 구원하는 힘은 오직 용서의 복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율법은 서로를 비방하는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율법의 세계를 극복할 힘은 오직 예수님의 용서에 있다”며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같이 우리도 자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신 십자가의 용서와 자비를 경험한 한 개인에서 출발 한다”고 덧붙이며, 김 박사는 “이런 은혜가 결국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박사는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신학'에도 선한 행위에 대한 상급이 존재함을 말했다. 그는 “선한 행위로 우리가 구원을 얻는 건 아니"라며 "그러나 그리스도의 은혜에 뿌리박은 믿음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믿는 자들은 이미 사망의 나라에서 생명의 나라로 옮긴 사람들”이라며 “생명의 나라에 뿌리 내린 좋은 나무만이 좋은 열매를 맺는다”고 밝혔다.

그는 칼뱅(J. Calvin)을 빌려 “야고보서의 행함이 없는 믿음은 결국 믿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믿음'을 중시했다. 이를 두고 그는 “우리가 선한 열매를 맺는 것은 성령의 역사”라며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영에 이끌려, 고난을 견디며 선한 일을 한다면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마지막 날에 상급을 주신다”고 역설했다. 때문에 그는 “이 또한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성도들의 구원은 개인의 능력과 행위에 달려있지 않다”며 “우리는 끊임없이 넘어지고 실패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함이 우리를 붙들고 있다”고 했다. 하여 그는 “우리가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건 신실하신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라며 “구원의 궁극적 근거는 결코 인간에게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경 구절을 덧붙이며 김 박사는 강연을 마쳤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란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이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8: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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