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로 피난가는 성가족이 긴 여행길에서 중간에 휴식을 위해 바위에 앉아 쉬고 있다. 아기 예수가 탄생 하였을 때에 유대의 헤롯왕이 유대인의 왕이 될 아기가 태어낫다는 소문이 두려워서 베들레헴 인근의 두 살 이하 사내아이를 살해할 것을 명령하였다. 요셉은 천사의 현몽에 따라 산모인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나귀에 태워 이집트로 피난을 가게 된다.
먼 길에 시장하고 갈증을 느낄 아기에게 아빠 요셉은 막대를 들고 과실을 찾고 있지만 야자나무 가지가 너무 높아 애를 먹고 있다. 이 때 엄마는 어디서 찾았는지 초록색 포도송이를 따서 아기에게 주고 먹이고 있다. 포도를 먹는 아기는 상큼한 포도즙이 흐르지만 달콤하지는 않다는 표정이다.
마돈나가 아기에게 준 포도는 예수님이 십자가 고난을 앞두고 제자들과 가진 마지막 만찬에서 사용된 포도주를 상징한다.
“너희가 다 이 잔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태복음 26장27-28절)” 기독교의 성만찬(Eucharist)은 십자가에서 희생되신 예수님을 기념하기 위해 떡과 잔을 나누는 교회예식이다. 피난길에 아기 예수가 들고 있는 포도는 성만찬 예식을 미리 보여 준다 하겠다.
마돈나의 의복은 중세 성서화의 전통적 상징인 붉은 색과 푸른색의 외투를 입고 있다. 성모와 아기 예수의 머리에는 후광이 빛나고 있다. 옆에는 여행 용구를 담은 버들가지로 만든 작은 바구니가 보인다.
[좀 더 깊이 알기]
1.이집트로 피난 가는 이야기는 성경에는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초기 교부들과 중세 신학자들이 상세한 신학이론과 전설을 만들었다. 유명한 기적 이야기로는 아기 예수가 지나가는 길가에 세워진 이집트의 많은 우상들이 무너지고 식량이 없을 때에 포도를 찾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2.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기 전 제자들에게 고별 설교를 하였다. 그 중 하나가 포도나무 비유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붙어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요한복음15:1)
◈강정훈 교수는 연세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성균관대학원(행정학박사)을 졸업하고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뉴욕총영사관 영사 및 조달청장(1997~1999)으로 봉직했다.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 및 성균관대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신성대학교 초빙교수(2003~2016)를 지냈다.
성서화 전시화(1993), 영천 강정훈-선교사 저서 및 한국학 기증문고 특별전(숭실대, 2012)을 개최했고,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미암교회(예장) 원로장로이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한 후 현재도 서울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운영하며 성서화를 쉽고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천년의 신비 성서화"(바로가기) "이천년의 침묵 성서화"(바로가기) 등이 있다. yanghwaj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