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우리 그리스도인은 언제 어디로 부활하는가? 신앙생활을 오래 해 왔다 해도,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지난 19일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제10회 케리그마 신학 컨퍼런스’에서, 김재진 교수(케리그마신학연구원장)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눅23:43)는 구절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김재진 교수가 인용한 구절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셨을 때, 회개하고 예수께 자비를 간구했던 강도에게 했던 말씀이다. 김 교수는 예수의 답변 속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믿는 이 세상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육신이 죽으면, 언제(때), 어디로 부활하는지를 간파할 수 있다”며 “오늘, 낙원으로 부활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예수께서 말씀한 ‘오늘’의 의미를 지상의 하루 24시간이 아닌, ‘이제부터’ 혹은 ‘이제는’ ‘이 순간부터’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강도에게 주신 예수의 약속은 ‘이제는(이제부터는)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시간적으로 소급하면 창조의 안식일 배경을 갖고 있고, 미래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에 대한 희망”이라 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부활해 어느 곳에 거(居)하는가? 김 교수는 “현대 대부분 학자들이 ‘낙원’을 죽음과 부활 사이의 ‘중간상태’(Zwischenzustand) 혹은 ‘중간에 거할 곳’으로 이해하는데, 이는 ‘낙원’과 ‘하나님 나라’를 분리하기 때문에 생긴 해석”이라며 “낙원을 마지막 종말 이전 이 세상을 떠난 그리스도인들이 잠시 거할 곳으로 생각했던 것인데, 이것에서 로마 카톨릭의 ‘연옥’ 사상이 생긴 것”이라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마16:19와 눅10:18을 근거로 “예수께서 이 세상과 저 세상의 동시성을 이미 선포하셨다”고 말하고, “이 세상의 시간 개념에 따라서 전후(前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 지평융합 속에서 동시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천 년 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 하리라”(계20:6b)는 구절 역시 김 교수는 “영원토록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 하리라”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은 사후 세계의 존재를 믿지 않기에, 자신들의 이념대로 죽으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라 말하고, “그러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사람들은 성령께서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라 했다. 그는 “우리에게 부활의 생기(영)을 불어 넣어 주심으로, 썩어질 것을 썩지 아니할 몸을 덧입어 부활할 것”이라 말하고, “부활한 자는 주님 예비해 놓으신 처소, 곧 낙원에서 예수와 함께 거할 것”이라며 “이것이 예수 부활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에게 약속된 희망”이라 했다.
한편 “계시와 종교”란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김재진 교수의 강연 외에도 정경호 박사(송림교회)와 안상운 박사(케리그마신학연구원)가 각각 “예수 기도를 통한 제자도 형성에 대한 연구” “종교에 대한 칼 바르트의 계시 신학적 비판”이란 주제로 발표했으며, 각각의 논찬자로는 정지련 교수(인천여자신학교)와 황돈형 교수(서울중앙신학교)가 수고했다. 개회 경건회 설교자로는 박남현 목사(행화정교회)가 나서 말씀을 증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