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탈북자 천여명 구한 아시아판 쉰들러' 천기원 목사"

교회일반
교회
노승현 기자
shnoh@cdaily.co.kr
  •   
탈북자 수천명을 구출한 천기원 목사. CNN이 그를 아시아판 쉰들러라 말하고 있다. / 출처 = CNN 방송화면 캡처

중국에서 성노예로 고통당하던 탈북 여성들이 '아시아판 쉰들러'로 알려진 천기원 목사로 인해 자유와 치유를 얻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자신을 "리 유미(Lee Yumi·가명)"씨로 밝힌 한 탈북자는 지난 9일 미국 언론 CNN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북동부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다른 몇 명의 소녀들과 함께 5년 동안 했던 사실상의 수감 생활에 대해 공개했다.

그녀는 8명의 소녀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는데, 식당일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던 브로커에 사기를 당해 사이버섹스 업자에게 단돈 500만원에 팔려 넘어갔다.

그녀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나는 울기 시작했고,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 업자는 자신이 나를 사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했고 그래서 자신에게 빚을 졌다고 말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몇 년 동안 리씨는 컴퓨터 앞에서 다양한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당했고,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는 6개월에 한 번만 외출하는 것이 허용됐다. 그녀는 오전 11시 경에 일어나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다음날 새벽까지 일을 해야 했다. 때로는 4시간 밖에 자지 못할 때도 있었다.

아파트에는 27살짜리 탈북 여성이 살고 있었는데, 방 한 개를 자신이 사용했으며 사장과 가까운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이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긴 것 같았다. 사장도 거실에서 자면서 자신들을 감시했다. 현관문은 항상 열쇠로 잠겨 있었으며, 문 안쪽에는 손잡이도 없었다.

한국 남성인 사장은 그녀가 번 모든 돈을 가져갔고 그들이 잠이 부족하다고 하거나 돈을 달라고 하면 신체적인 학대를 가했다.

2015년 그녀는 창문으로 빠져 나와 지하배수로로 탈출하려 했지만 떨어져 등과 다리를 다쳤고, 그 사고로 지금까지 다리를 절게 됐다.

리씨는 "천 번도 넘게 죽을 것 같았지만, 업자가 항상 우리를 감시해서 자살도 할 수 없었다"면서 "외출하는 동안에도 업자가 항상 우리 옆에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 말도 걸 수 없었다"고 삼엄한 감시 속에서 생활해야 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2018년이 되어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녀는 "내 고객 중 한 명이 내가 북한 여성으로 노예처럼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노트북을 사서 내가 화면을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사장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 남성은 ;천기원'이라는 남성의 전화번호도 주었다. 그는 사업가에서 목회자로 변신한 한국인으로, 지난 수십년 동안 수백명의 탈북자들을 구출해낸 사람이었다.

수많은 탈북자들을 구출한 천 목사는 나치로부터 1천200명의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한 오스카 쉰들러를 본따 아시아판 쉰들러라고도 불린다. CNN도 그를 아시아판 쉰들러로 칭했다.

2018년 9월, 리씨는 천 목사에게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저 한국으로 가고 싶은데,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이후 몇 주 동안, 그녀는 천 목사에게 자신이 사이버 섹스가 언제 끝나는지, 그리고 자신의 아파트의 구조와 업자가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에 대해 설명했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동안, 천 목사는 그녀에게 "걱정하지 말라. 우리가 당신을 구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그녀는 울기 시작하며 "감사합니다. 하지만 두려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탈출 계획은 10월 중순으로 잡혔다.

천 목사는 한 팀을 옌지로 보내 그녀와 "광하윤(Kwang Hayoon·가명)"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소녀를 구출했다. 10월 26일, 마침 사장이 자리를 비운 날이었다. 광씨는 리씨가 도착하기 2년 전부터 아파트에 감금돼 이 생활을 하고 있었고, 둘은 방을 같이 썼다. 침대 두 개, 책상 두개, 컴퓨터 2대가 있는 방이었다.

구출팀이 도착한 것을 알고 두 여성은 함께 침대 시트를 묶어서 창 밖으로 던졌다. 천 목사가 보낸 구출팀은 밑에서 침대 시트를 밧줄로 묶었다. 두 여성은 그걸 타고 4층 아파트 창문에서 지상으로 내려왔고, 곧 바로 차를 타고 한국으로 탈출이 시작됐다.

한국의 목회자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탈북자들의 탈출 루트와 은거처를 이미 구축해놓고 있다. 1700년대 미국 남북전쟁 당시 흑인들의 탈출을 비밀통로를 만들어놓은 것에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들 네트워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알지만, 네트워크에 누가 소속이 되어 있는지는 모른다. 한 명이 붙잡혔을 경우, 전체 팀이 잡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가짜 한국 여권으로 버스와 기차를 타고 이어진 중국 남부로의 여정은 5일이 걸렸고, 그들은 미리 약속된 중국 남성의 도움으로 다섯 시간 동안이나 정글을 통과한 뒤 준비된 차를 타고 이웃나라로 밀국입했다. 천 목사는 그날 한 밤 중에 두 여성을 만났다. 

광씨는 "천 목사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다"면서 "정말 오랜 만에 처음으로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차와 버스를 타고 이들은 이틀을 더 여행했고, 밀입국한 나라의 수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의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했다. 

한국에 도착 후, 이들은 하나원에서 한국 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고 아파트와 대학 입학을 할 수 있었다.

현재 리씨의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광씨는 졸업이 목표다.

그녀는 "내 인생에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인신매매를 강요당하는 탈북자들의 수는 정확하지 않지만, 북한에서 한국으로 탈북하는 여성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1998년 이래로 한국으로 온 탈북자들은 3만2천명이 넘는다. 작년에는 1천137명이 한국으로 들어왔으며, 이들 중 약 85%가 여성들이다.

앞서 천 목사는  NBC 방송에 중국으로 가는 탈북자들의 99%가 인신매매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린 바 있다.

그는 "중국에는 여성에 대한 수요가 많아 중국인들이 여성들을 데려오기 위해 국경순찰대를 매수한다"면서 "북한 사람들도 자신들이 탈북하면 인신매매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 자연스럽게 인신매매의 덫에 빠진다"고 했었다.

둘이 된 한국이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지은 두리하나선교회를 통해 천 목사는 1999년 이후 1천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도록 도와왔다. 이들의 사명은 한국과 북한이 복음으로 하나되는 것이다.

천 목사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강을 건너던 중 물에 빠져 익사·동사해 있는 여성의 몸을 우연히 발견한 뒤 이 선교회를 시작했다.

이것을 보면서 천 회장은 잘 나가는 사업을 포기하고 신학대에 가 목회자가 됐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 일에 온전히 헌신하고 있다.

천 목사는 지난 2001년에는 중국과 몽고 국경에서 일군의 탈북자들이 탈출하는 것을 돕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당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감옥에 9개월 동안 구류당하다 2002년 8월 석방됐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두리하나선교회와 연결된 선교사들 상당수가 중국에서 추방당했다. 현재는 소수만이 남아 있으며, 체포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피신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천 목사는 기술이 발달로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일이 전보다 훨씬 더 위험해졌다고 말한다.

게다가 북한의 독재자인 김정은은 천 목사를 근절해야 할 암으로 분류한 상태다.

천 목사는 NBC 방송에 "북한 당국은 일년에 한 두 번 나를 죽일 거라고 공식 발표한다"면서 "중국도 나를 체포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 모두에 자신이 요주의 인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천 목사는 자신이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육체적, 영적 흑암의 나라에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을 선포하고 그들의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힘을 주고 섬기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시아판쉰들러 #천기원 #천기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