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아들이 총기난사의 참사 속에 살신성인의 본을 보였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 15:13)
버지니아 비치에 있는 뉴호프침례교회(New Hope Baptist Church)의 목회자의 아들인 라이언 키이스 콕스(Ryan Keith Cox)는 12명이 사망한 버지니아 비치 총기 난사 사건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했다.
콕스는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 시청 청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퇴역 군인이자 엔지니어였던 40세의 용의자 드웨인 크래덕(DeWayne Craddock)의 총기난사로 인해 사망했다.
이번 총기난사의 피해자들은 12명 중 11명이 시청 직원이었는데, 용의자도 시청 직원이었다. 또 사망자 중 절반은 크래덕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이들이었다.
콕스 역시 시청에서 약 15년 간 시청 직원으로 일해왔었다. 그리고 그는 하필 이날 직장 상사에게 회사에서 퇴직할 것이라고 통보했었다. 직장의 마지막 날이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것. 하지만 그의 죽음은 비참한 죽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희생이었다.
용의자 역시 이날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전자우편으로 사직서를 보낸 상태였었다. 사직서를 낸 한 사람은 살인자가 됐고, 또 다른 한 사람은 그 살인을 막는 데 자신의 생명을 바쳤다.
생존자인 시청 직원인 콕스의 직장 동료 크리스티 듀어(Christi Dewar)는 콕스에 대해 "그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을 것"이라고 지역 언론인 WAVY에 증언했다.
이 직장동료는 처음에 총성을 들었을 때 별 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했는데, 건물 밖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총기난사범"이라고 소리치기 시작했을 때, 즉시 자신의 동료들과 숨을 곳을 찾아 뛰어갔다.
그 때 그녀는 목회자의 아들인 콕스를 보았는데, 그는 그녀에게 지금 당장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 숨으라고 소리쳤다.
시청에서 서무 등을 담당해온 콕스는 그녀에게 "사무실에 바리케이트를 치라"고도 말했다.
그녀가 "'콕스, 제발 숨어'라고 말하자", 콕스는 그녀에게 "다른 사람들을 확인해봐야 해"라고 말하곤 사라졌다. 그것이 그녀가 마지막으로 들은 콕스의 말이었다.
그녀는 "우리는 문을 닫고 잠그었다. 그리고 캐비넷으로 문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영웅이었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천사가 이 땅에 온 것이었다. 그가 이렇게 빨리 우리를 떠나서는 안 됐다"여 안타까워했다.
페이스 월드 미니스트리(Faith World Ministries)의 에제키엘 윌리엄스(Ezekiel Williams) 주교는 언론에 자신이 콕스와 그의 가족을 오랫동안 알아왔다고 말했다.
콕스의 아버지는 뉴호프침례교회의 목회자이며, 콕스는 성가대에서 찬양으로 교회를 섬겨왔었다.
윌리엄스 주교는 "그들은 매우 가깝고 친밀했고 서로 매우 사랑하는 가족이었다"면서 "콕스 목사와 사모, 그리고 그의 아들들을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콕스의 형인 어빈(Ervin)은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슬픔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버지니아 비치 총기 난사범에 의해서 오늘 내 동생이 사망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제 교회와 집에서 더 이상 동생의 아름다운 노랫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 나는 내 동생을 사랑했고. 그의 따뜻한 영혼을 정말 그리워할 것이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라고 슬퍼했다.
직장 동료인 듀어는 총기 난사 사건이 있은 후 콕스의 부모를 찾아가 아들의 영웅적인 희생에 대해 알렸다.
그녀는 콕스가 정말 신사였다면서, 자신에게 매우 친절했고, 자신이 기분이 우울할 때는 허그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집에까지 차로 데려다주기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해도 항상 문 앞에까지 안전하게 동행해주었다고도 했다.
한편, 이번 총기난사범인 크래덕은 시청 청사 3개 층을 돌아다니며 총격을 가했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