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아빠가 아기를 안고 있다. 아기는 양 손에 사과를 들고 아빠의 흰 수염에 가까이 하며 무언가 아빠에게 말하는 것 같다.
밝게 빛나는 아기 예수를 안고 보물처럼 여기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는 요셉이다. 요셉이 아기 예수를 이렇게 다정하게 안고 있는 그림은 중세 시절 에는 찾기 어렵다.
귀도 레니는 17세기 이탈리아 카라치파를 대표하는 화가로서 우미한 인체와 명쾌한 윤곽 그리고 균형있는 구도는 반종교개혁 교회가 추구하는 종교화의 이념과 부합된다. 그래서 성경인물을 성스럽게 잘 표현하여 “신이 내려준 귀도”라 부르기도 한다. 그의 도상학의 정형적 작품으로는 <책형도(磔刑圖)>와 <에케 호모(이 사람을 보라)> 등이 있다
성모 마리아와 요셉과의 결혼에 대한 중세교회(구교)의 전통에 따르면 요셉은 이미 아들 넷과 딸 둘을 두었으며 유대 관습에 따라 처녀 마리아와 재혼한 것이다. 따라서 이 그림에서 요셉은 유난히 흰 머리와 수염이 많은 노인으로 그렸다. 그래도 이 그림을 보면 사람의 아들 예수는 인간 냄새가 풍긴다. 신성뿐 아니라 인성도 함께 하닌 예수님이다.
아기 예수가 들고 있는 과일은 사과이다. 사과는 원죄의 상징물이다.
사과는 에덴동산에서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에서 추방된 인간의 타락을 상징한다. 그러나 아기 예수가 아빠에게 눈빛으로 전하는 암시는 그리스도 시대의 도래인 것이다. 즉 온 인류를 대속하기 위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 온 인류가 구원을 얻은다는 것이다.
원죄(original sin) 의 개념은 창세기에 등장하는 최초의 인간 아담(Adamah)과 이브(Eve)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그들은 축복받은 땅인 에덴동산에 살았다. 그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는데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금지한 선악과를 뱀의 유혹으로 먹음으로써 하나님께 죄를 짓게 된 것이다. 이것이 최초의 죄이며 그로인해 모든 인간은 때어날 때부터 원죄를 짓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아담과 이브(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으며 그 이후 힘든 노동을 하는 삶과 고통과 죽음을 알게 되었다. 루터는 원죄를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탐욕>으로 보았다
원죄란 인간 조상인 아담의 타락과 불순종으로 인한 죄값이 자손들에게 유전된 형벌이지만, 이 죄는 그리스도가 인류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 대속 희생으로서 갚음이 되어 더 이상 죄의 유전 사슬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강정훈 교수는 연세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성균관대학원(행정학박사)을 졸업하고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뉴욕총영사관 영사 및 조달청장(1997~1999)으로 봉직했다.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 및 성균관대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신성대학교 초빙교수(2003~2016)를 지냈다.
성서화 전시화(1993), 영천 강정훈-선교사 저서 및 한국학 기증문고 특별전(숭실대, 2012)을 개최했고,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미암교회(예장) 원로장로이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한 후 현재도 서울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운영하며 성서화를 쉽고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천년의 신비 성서화"(바로가기) "이천년의 침묵 성서화"(바로가기) 등이 있다. yanghwa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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