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박해, 가난이 저주일까? 물론 고난과 박해, 가난 그 자체가 축복일 수는 없다. 고난과 박해, 가난 자체를 축복으로 여기는 것은,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풍요와 안락이 저주일까? 풍요와 안락 그 자체가 저주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헐벗고 굶주리게,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심지어 교회에서도 고난과 박해, 가난은 축복이고, 풍요와 안락은 저주인 것 같은 이분법적, 계급주의적 사고가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도 출신의 기독교 변증가는 미국의, 미국 교회의 풍요가 세계선교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말한다. 이 풍요에는 영적, 물질적 풍요가 모두 포함된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저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는데, 바로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난과 박해 속에서도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면 불행 중 다행일 것이고, 풍요와 안락 속에서도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난과 박해로 인해 하나님을 떠날 수도 있고, 풍요와 안락에 취해 하나님을 떠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이 저주, 영적 저주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영적이든, 물질적이든 풍요를 맛보고 있다면, 그것을 자신만 누릴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
기독교 변증가인 라비 재커라이어스(Ravi Zacharias)와 미국의 복음주의 지도자인 프랜치스 챈(Francis Chan) 목사가 오늘날 제3세계의 기독교인들은 박해 중에서도 하나님을 경험하지만 풍요와 안락함 속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이로 인해 신앙이 무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커라이어스 인스티튜트 주최로 조지아주 알파레타(Alpharetta)에서 열린 2019 교회 지도자 컨퍼런스(2019 Church Leaders Conference)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재커라이어스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들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보다 안락함을 더 가까이 하고 누릴 수 있다면서, "잘못된 나무에 기어 올라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찾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미국 기독교인들의 관대함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곳에서는 복음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숨겨진 진실이라고 말했는데, 바로 세계 선교에 있어 놀라운 풍요를 체험한 미국 기독교인들의 공헌이 엄청나다는 것.
C.S. 루이스 이후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불리기도 하는 재커라이어스는 "나는 캐나다와 미국의 내어놓음으로 인해 축복을 받은 사람들 중 하나"라면서 "나는 인도에서 주님을 알게 되었는데, 캐나다와 미국에서 온 선교사들이 나의 부모님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부모님의 신앙이 나에게 이르게 되었다"고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은 자신의 신앙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미국의 최고의 선물 중 하나가 내어놓음의 태도라고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의 복음적인 관대함의 문화를 칭송했다.
재커라이어스는 "이것은 가장 남용될 정도의 선물"이라면서 "미국인들은 자신이 내어놓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우리는 필요를 보고 내어놓기 시작하며, 책임감을 요구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커라이어스는 미국 교회의 역할이 지금 변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복음전도를 가능하게 하는 것보다 복음전도를 하는 데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미국의 풍요로 인해 과한 안락함에 빠지기 쉽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후원을 통해 전 세계에 걸친 세계선교를 지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재커라이어스의 지적은 적극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미국의 미덕은 소중한 것이지만 거기에 항상 리스크가 있다는 것.
프랜시스 챈 목사도 미국인들이 누리는 풍요와 안락이 잘못은 아니라면서 "미국에서 미국의 방식으로 살아갈 때 누리는 안락함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성경은 일부 부유한 자들에 대해, 그리고 다가올 세상보다 이 세상에서의 보물에 마음을 더 두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우리의 신앙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문화에는 우리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 있다.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고, 우리는 박해 받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성경은 분별력 있고 자기 절제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하고 있으며, 우리도 이런 기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챈 목사는 "아무 생각 없이 문자와 페이스북 게시물, 동영상, 영화 등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우기 보다 영적으로 정신을 차려야 하지만,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사방으로 분산되고 현실과 동떨어진 기도를 할 수 있다"며 "이것이 문제다. 주님과의 교제의 시간과 깊이를 막는다. 나도 그것을 안다. 무엇인가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 교회는 복음을 더 많이 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챈 목사는 "다른 나라에 가서 복음을 위해 큰 고난을 당하는 성도들을 만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면서 "우리가 그들과 같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며,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경험하고 그 고통을 느끼고 그들의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교제를 보는 특권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곳에 와서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리고 싶고 그것이 이곳에서 가능하다도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안락함과 풍요가 그것을 갈망하는 우리와 맞서 싸운다고도 지적했다.
이번 2019 교회 지도자 컨퍼런스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Blessed Are the Peacemakers)라는 주제로 열렸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해야 하지만 싸워야 할 것도 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