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병역브로커 된 문재인 정부... 여호와의증인 신도들 수십명 무더기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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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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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출범 후 병역 거부로 인해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 대해 무더기로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무죄 선고를 받은 이들만도 수십 명이 넘는다.

양심적 병역 거부가 병역 회피용으로 명백하게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병역 거부에 대해 징역형까지 선고하는 한국의 엄격한 병역법에 비춰봤을 때, 여호와의 증인에게 대한 무죄 선고는 심각한 특혜로 비춰질 수 있는 사안이다.

이들에 대한 특혜와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들에 대한 차별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정부는 다른 모든 이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유남근 부장판사)는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A(24) 씨와 B(26) 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각각 2015년과 2017년에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모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에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거부하는 것뿐"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국방력, 높은 안보의식 등에 비춰볼 때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한다고 해서 국토방위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 의무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항소5부(임정택 부장판사)도 지난 28일 입영 통보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C(23)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항소심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D(31)씨와 E(23)씨 등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에게도 원심을 깨고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노현미 부장판사)도 지난 23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F(28)씨 등 3명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 외에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G(23)씨 등 5명의 대한 항소심에서도 검찰의 항소를 기각, 무죄를 선고했다. 총 8명이 무죄 선고를 받은 것이다.

수원지법 형사항소8부(송승우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H(23) 씨 등 7명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3부(장용기 부장판사)는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무죄 선고를 내렸는데, 지난 4월 30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I(25)씨 등 여호와의 증인 신도 17명의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로 하급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던 사건을 사실상 무죄 취지로 판단했고, 이후 전국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가가 병역 의무를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것이 불합리하게 보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