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최선 화인코리아 사장 "부도덕한 인수 시도, 끝까지 싸울 것"

60세의 고령에도 지난달부터 '단식 농성';"다음 세대 위해서라도 사명감 갖고 바로 잡겠다"
▲ 지난달 28일 단식농성 중인 화인코리아 최선(왼쪽)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정을 듣고 있는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기독일보 객원논설위원) ⓒ기독일보

"대기업의 횡포에 끝까지 맞서 잘 못을 바로 잡는 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마지막 사명인 것 같다"

때 이른 무더위가 절정을 이뤘던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 사조그룹 본사 앞에서 삭발을 한 60대 여성이 담요를 깔고, 무기한 단식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업 (주)화인코리아의 여성 CEO(최고경영자) 최선(62) 사장의 각오다. 

최 사장은 앞서 그달 26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사조그룹의 부도덕한 기업인수 행위를 막아달라'며, 삭발을 강행해 언론에 회자되기도 한 인물이다.

사조그룹 앞에서 무기한 단식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최 사장의 단식은 3일 현재 6일째를 맞고 있다. 

▲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는 최선 화인코리아 사장 ⓒ기독일보

그가 이순(耳順)·60세)이 넘은 나이에 몸을 던지면서까지 무더위에 단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기자에게 한 마디로 말했다.

“47년간 이어온 중소기업을 부도덕하게 접근해, 합법적이란 이유로 통째로 삼키려는 사조그룹의 행위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이어 최 사장은 참았던 이야기를 쏟아내듯 사조그룹과의 그간 쌓였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갔다.

“지난 2010년 11월 화인코리아가 위기에 있을 때 사조그룹이 도와줄 것처럼 접근했다. 자사 몰래 채권을 사들이고, 이것도 모자라 부채상환을 방해하기도 했다. 갚은 빚도 찾아가라고 했고, 자사의 파산절차가 늦어져 오히려 사조가 파산신청을 하게 됐다며, 자사의 파산 절차를 빨리 처리하라고 법원에 독촉을 하고 있다.”
 
실제 화인코리아는 지난 1965년 오리 산업의 선두기업 ‘금성축산’으로 출범했다. 이후 향토 기업 ‘나주산업’으로 회사명을 바꾸었고, 글로벌 시대에 힘입어 다시 지금의 '화인코리아'로 회사명을 다시 바꿨다.

남편 나원주 대표의 출생지인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서 시작해 47년동안 향도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던 화인코리아는 1990년도에는 삼계계열화 사업으로 잘나가던 기업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3년 AI(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1차 부도를 냈고, 화의 인가를 받아, 약 3년간 화의 인가 변제 상환금(315억)을 훨씬 초과한 금액을 상환했다. 그래서 2006년에는 가금류업계 최초 5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건실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어진 AI 발생과 2008년 미국발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상환액을 전액 상환하지 못해, 또 다시 2010년 1월 회생을 신청했다. 그해 12월 채권자집회에서 회생이 부결됐고, 2011년 3월 회생을 재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해, 현재 고등법원에 항고해 계류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사장은 사조그룹의 부도덕함을 지적했다.

“2010년 12월 27일 사조의 경영진이 찾아와 회생인가를 돕겠다고 했다. 대신 사료 7000톤 구매와 이자지급조건을 요구했다. 당시 ‘나는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좋지 않은 인연은 맺고 싶지 않으니 오너를 만나 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후 사조그룹 회장과 대면 했고 회장은 ‘도와주겠으니 열심히 하십시오’라고 했다. 그래서 사료 거래를 시작했다"

이 같은 사조그룹 회장의 약속을 믿고 시작했던 사료 거래는 오래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사조는 위장계열사를 통해 담보채권을 자사 몰래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원에 경매를 신청해 화인코리아를 파산하라는 채권자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고, 이 때 사조가 위장계열사를 통해 채권을 사들인 것을 알게 됐다”

최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법원 소송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 지난달 26일 삭발식 직후 최선 화인코리아 사장이 사조그룹의 부도덕한 인수를 막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기독일보

“화인코리아가 자사 부동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했다. 그리고 우리의 정당한 회생의지를 막거나 방해하지 말라는 신문광고를 실어 억울함도 호소했다. 광고를 보고 청와대에서도 연락이 와 잘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국민과 관련 기관에 호소하는 것과 함께 최선 대표는 계속적인 회생 노력을 이어 가고있다고 말했다.

최선 사장은 "우리는 회사보유 부동산 매각 허가를 통해 67억5천만원을 상환했다. 이후 지난 1월 법원은 사조그룹이 진행 중인 경매 및 모든 채권자의 채무에 대한 강제 집행 금지명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협조사들이 자사를 돕기 위해 대신 10억원을 변제해 상환을 했다. 하지만 (사조그룹 측은) 협조사에게 변제공탁금을 출금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조는 법원에 화인코리아 청산을 재촉하는 채권자 의견서를 계속 보내 법원에 압박하고 있는 상태란 것이 화인코리아 측 설명이다.

최 사장에 따르면 현재 화인코리아가 보유한 담보채권 256억원 중 사조산업이 보유한 채권은 170억원이다.

그는 “화인코리아 협력사(거래처)에서 약 175억원 협조가 가능하다”면서 “협력사들이 화인코리아가 회생을 개시하면 담보채권을 매입해 회생인가를 동의하기로 했다. 협력사들이 법인인감을 날인해 회생인가 동의 의향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회생이 개시되면 화인코리아가 사조그룹이 가진 채권을 모두 상환할 수 있다”면서 “사조가 자사의 회생개시 및 인가를 동의해 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그는 “사조가 반대해도 현행법으로 회생개시 및 인가가 가능하다는 최근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고도 강조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 244조는 ‘동의하지 아니하는 조가 있는 경우의 인가’와 191조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의 조항이 있다. 이를 적용하면 자사는 변제 능력이 있으므로 충분히 회생개시 및 인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조가 반대해도 현행법으로 회생이 가능한 길이 열렸다. 법조문을 면밀하게 살피는 양심 있는 판사의 결정이 중요한 시기가 됐다.”

이어 “현재 고등법원 계류 중인 회생신청기각을 취하해 지방법원으로 보내면 된다. 지방법원에서 회생개시를 한 후 244조와 191조를 적용하면 사조 부채를 갚고, 회생인가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고등법원 판사의 양심 있는 결정이 요구된다”고도 했다.

그는 “파산 상태가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정상적 경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은 화인코리아가 유일할 것”이라면서 “현재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을 돈과 힘을 통해 청산하려고 하고 있는 대기업인 사조그룹의 현실에 우려를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조가 법무법인을 통해 법을 교묘하게 악용해 탄압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최선 자장은 “법을 교묘하게 이용해, 광고를 통해 정의를 외치는 직원대표까지 민·형사와 급료 압류까지 법원에 요구한 적이 있다"면서 "며칠 전에는 자사 홍보를 대행하는 대행사 대표에게도 홍보물을 가지고 위법행위 가담시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진실의 입을 막고자하지만 진실은 언제든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사조는 내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나는 경영권에 관심 없다"고 일축한 뒤 "지금은 '대기업의 탐욕 때문에 중소기업이 더 이상 희생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싸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 시대에 못하면 자식시대에서라도 (정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수천억 준다고 해도 (화인코리아를) 사조에는 팔지 않을 것이다. 이 것이 무기한 단식 농성을 펼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의 횡포 때문에 정부가 동반성장위원회 등을 만들어 중소기업육성에 나섰고, 대선후보들도 경제민주화를 부르짖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정당하더라도 기업은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고 사조의 도덕성 회복을 외쳤다.

최 사장은 나아가 도덕적이지 못한 기업에 대한 언론의 태도도 지적했다. 언론이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보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조 그룹은 배합사료계열회사를 동원해 파산위기에 있는 화인코리아와 협력관계를 지속했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화인코리아를 도와주는 척하면서 위장계열사를 통해 몰래 담보채권을 사들였고, 어느 정도 채권이 확보되자 화인코리아 회생절차를 방해하면서 파산을 통해 헐값으로 인수하려는 전략을 썼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금력과 힘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것은 도덕적으로는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진실하게 보도한 언론이 없어 답답하다. 양심 있는 우리나라 모든 언론이 제대로 파악해 보도해주길 바란다. 대기업의 횡포에 쓰러질 위기에 있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길은 국민의 여론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최선 대장은 "전라남도도 향토기업인 화인코리아가 위기에 서자 도지사 명의로 기업 회생 관련 규제개혁 공문을 행정안전부에 보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3월 21일 전라남도는 ‘기업의 회생개시 신청 후 법원의 결정전 채권을 매입한 기업과 계열사의 담보채권에 대하여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해 달라’는 규제개혁 방안을 행정안전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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