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재벌가까지 연루된 조직적 테러였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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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현 기자
shnoh@cdaily.co.kr

스리랑카 부활절 자살 폭탄 테러가 현지의 재벌가가 연루된 조직적 테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향신료 재벌가의 두 아들은 직접 테러에 가담해 자폭까지 했다.

아울러 이번 테러를 해외 유학파 엘리트 등 부유층들의 자녀들이 주도한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충격을 더해주는 일이다. 이들은 스리랑카에 오직 이슬람만이 유일한 종교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슬림들이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24일 CNN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자살폭탄 테러범 9명 중 2명이 스리랑카 향신료 재벌 가문 출신의 3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임사트 아메드 이브라힘과 일함 아메드 이브라힘 형제로, 아버지인 모하메드 유수프 이브라힘은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향신료 수출 업체로 알려진 이샤나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테러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한 구리 공장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 근로자 9명은 테러에 폭탄 재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체포됐으며, 아버지인 모하메드도 테러 발생 후 현지 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이번 테러가 우발적 테러가 아닌, 재벌가까지 가담한 조직적인 테러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또 테러 발생 당일 경찰이 콜롬보 인근에 있는 이브라힘 가문의 저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이 자폭, 두 자녀와 함께 사망하는 참극도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이브라힘 가문은 콜롬보 무슬림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 가운데 한 곳으로, 스리랑카의 유력 정치인·기업인과도 폭넓게 교류해왔다.

이번 테러에는 이들 외에도 해외 유학파 엘리트 등 부유층 자제들이 상당수 가담했다.

루완 위제와르데네 스리랑카 국방부 부장관은 24일 "테러범 중 일부는 영국과 호주 등에서 공부한 유학파이며, 테러범 상당수가 고등교육을 받은 부유층 출신"이라면서 "그들은 이슬람교가 스리랑카에서 유일한 종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