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서재]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미주 기독일보 앤더슨 김 기자] 아이들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절반은 대통령 나머지 절반은 과학자라고 말하는 때가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극심한 취업 때문에 아이들의 꿈이 ‘공무원’이나 ‘건물주’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지금 아이들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튜버가 꿈이란다. 직업도 아니고 참 낯선 말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기만의 특별한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을 말한다. 사람들은 영상을 보고 ‘좋아요’ 혹은 ‘구독하기’를 누른다. 이런 클릭 몇 번이 유명세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새운 가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이 모델을 가리켜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라고 부른다.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은 이런 유튜브 구독의 수익 같은 구독하기가 특정 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인 티엔 추오(Tien Tzuo)는 구독 모델로 운영되는 결제, 정산 솔루션 소프트웨어 기업인 ‘주오라’의 창립자로 세계 최초의 구독 사업 전문가로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 100년간 경영대학에서는 히트 상품을 만들어서 최대한 많이 판매해서 마진을 높이는 것만 가르쳤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수명이 다했고 상황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이 아닌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무엇을 소유하는데 점점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소유보다는 성과를 누리는 것을 더 좋아하고 표준형보다는 맞춤형을 선호한다. 제품의 지속적인 개선을 원하고 기업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기를 원한다.

예를 들면 기존의 자동차 시장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경쟁사보다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내면 사람들이 많이 살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소비자는 한번 사면 몇 년을 타야 하는 차에 금방 실증을 느낀다. 구독 경제를 도입하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매달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정비, 보험, 자동차세, 등록비등을 걱정할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모델의 자동차를 언제든지 탈 수 있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딜락은 한 달에 1800달러를 내면 현재 출시되어 있는 캐딜락의 모든 차를 탈 수 있으며 일년에 18번이나 차를 바꿀 수 있다. 볼보는 한 달600달러에 자사의 SUV XC40을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보험, 정비, 마모부품 교체, 연중무휴 고객 지원 서비스가 다 포함되어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도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구입할 수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헐리웃 영화의 위협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 이런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의 비결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맞춤형 구독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아틀란타성결교회 김종민 목사

새 시대를 맞는 기업들은 헌신적인 구독자 기반을 확보하고 발전 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경쟁사는 제품의 특징은 훔칠 수 있지만 적극적이고 충성스런 구독자 기반을 통해 얻은 통찰력은 훔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이 구독 경제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는 8가지 성공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초기 고객 확보하기 둘째, 고객 이탈률 줄이기 셋째, 영업팀 확대하기 넷째, 상향판매와 교차 판매로 가치 증대하기 다섯째, 새로운 세그먼트로 이동하기 여섯째, 해외 진출하기 일곱째, 기업인수를 통해 성장기회 극대화하기 여덟째, 가격 책정과 패키징 능력 최적화하기다.

이 책을 읽으며 ‘단골 손님’이라는 말이 떠 올랐다. 단골 손님은 다른 가게의 더 좋은 물건에 끌리지 않는다. 손님에게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 주는 그 마음 씀씀이(서비스)에 다시 그 가게를 찾고(구독, 반복적 매출), 가게가 더 잘 되도록 조언도 해 주고 걱정도 해 준다. 이것이 구독 경제의 원시적인 모형이 아닐까?

#구독과좋아요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