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 회원의 '말뚝테러'와 관련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9일 위안부 소녀상을 추군매춘부상(追軍売春婦像, 군대를 상대로 매춘을 했다는 뜻)라고 부르고 말뚝을 설치한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47)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은 27일 "이용수 할머니와 국제평화인권센터, 대구시민모임 등과 함께 스즈키 노부유키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할머니들이 최근 미국에 세운 기념비를 철거하려는 일본단체들의 서명운동 등으로 속상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겨 굉장히 분개하고 있다"며 정부에 일본에 대한 외교적 항의를 요청했다.
그는 또 "스즈키를 모욕죄로 고발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이미 엄청난 고통을 겪은 분들에게 매춘부 운운하며 명예를 훼손했는데 만약 아무런 조치 없이 이번 사건을 넘겨버린다면 이런 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일본 우익들에게 전달하는 셈"이라며 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즈키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입구에, 다음날 19일엔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편 소녀상 옆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타캐시마(다케시마·竹島, 독도를 지칭하는 일본의 자기식 표현)는 일본땅’이라고 적힌 흰색 말뚝을 묶고 이를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와 유투브 등에 게시해 우리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당시 분 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못했던 경찰은 "국민감정을 심각하게 상하게 한 사건이지만 딱히 적용할 법 조항이 있을지 몰라 고민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법률자문을 맡은 대한변호사협회는 7월 중으로 일본 변호사들을 만나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등을 본격 논의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재미 일본인들이 백악관의 인터넷 민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지난 2007년 7월 미 의회가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을 폐지하기 위한 청원 운동에 나선 것이 알려지면서 일본의 과거 만행을 둘러싼 한일간의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