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하나님의 자비를 구합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자기를 내려놓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낮아지심과 겸손을 배우게 하옵소서. 자기오만에서 구원하여 주옵소서. 저 자신의 맨 아래, 저 자신의 근원, 자기의 한계를 알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피조물인 저의 바닥은 먼지입니다. 모든 피조물은 흙으로 지어졌습니다. 자기 본질을 알고 겸손하게 하옵소서. 겸손이 없으면 부모님의 은혜도, 세상의 고마움도, 하늘의 감사도 없습니다. 제 몸의 바탕은 부모님이고 우리의 영적 바탕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저는 출발하였습니다. 사랑의 빚만 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순수한 사랑과 진리에서 오는 자유, 형제에 대한 너그러움,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맑고 아름답고 빛나는 하늘의 은총을 마음바닥에 담게 하옵소서.
교만이 제 속에 들어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게 하고, 이웃이 소중한 줄도 모르게 하였습니다. 시기와 탐욕, 탐식 같은 자기 동무를 데리고 들어와 마음을 요동시키고 거칠게 만들었습니다. 나를 귀하게 만들어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게 하옵소서. 나를 스스로 크게 여김으로 남의 작음을 업신여기지 말게 하옵소서. 자신의 용맹함을 믿고 상대방을 가볍게 보지 말게 하옵소서. 교만의 어리석음을 조심하고 겸양을 배우게 하옵소서. 하나님과 이웃 앞에 행한 저의 모든 일에 맑고 따듯한 하늘의 향기를 더하시어 삶을 빛나게 하옵소서. “늘 온유 겸손 하여 늘 섬기며” 저 자신의 의를 내세우며 하나님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지켜주옵소서.
저의 교만이 기도를 오염시켜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막습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은총과 자비를 가립니다. 무상한 존재를 내려놓고 겸손히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공손히 영원한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하옵소서. 인간의 한계를 알고 하나님의 자비를 구합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마11:29) 자기를 낮추신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기까지 겸손하셨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이웃을 저자신보다 낫게 여기게 하옵소서. 말없이 깊고 그윽한 향기! 하나님은 겸손한 심령을 높이십니다. 하늘의 은총을 가득 부어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65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