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 동안 북한의 평양에서 정상간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회담과 5월 26일 북측의 통일각에서 만남 이후, 불과 5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3번째 만남을 가진 것이다.
또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서, 세 번째 남북 정상간 만남이 된다.
왜 이다지도 남북의 정상이 자주 만나야만 하는가? 지난 70여 년간 남북 간에 형성된 불신을 깨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이 만나 여러 가지를 합의한 바 있으나, 그 합의가 북측에 의하여 깨지는 바람에, 그에 대한 후유증만 남았었다.
그 뿐인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에 4•27판문점 회담을 하였으나, 역시 이것도 생각한 만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가 아닌가?
금번 남북 정상은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하여, 평화적 분위기에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된다. 그 중에 남북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 국방 수장들이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한 것은,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중요한 디딤돌로 보인다.
이번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이다. 남쪽에서는 경제인을 포함한 수행원이 200여명에 이르고, 북쪽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순안 비행장에 나오고, 인민군 의장대가 예포를 쏘고, 공항과 연도에는 환영 나온 인파의 물결이 넘쳤다.
두 정상은 오픈카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그런가 하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15만 군중이 모인 곳에서 연설을 하고, 또 백두산까지 등정하는 등 외면적으로는 대단한 축제 분위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완전하고도 확실한, 핵무기와 핵시설 처리에 대한 언급이나 핵 폐기에 따른 일정표는 제시하지 않음으로, 가장 핵심적인 합의가 빠진 회담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민과 세계인이 가장 바라는 것도 북한의 비핵화인 것인데, 그 기대보다는 외형적으로 화려하게 하므로, 이목을 끈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없지 않다.
남북은 5가지의 내용을 평양공동선언문에 담고 있는데,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경제 교류와 협력,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이고 인도적 협력, 다양한 남북교류,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다섯 가지의 모든 조항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실제적으로 이뤄지려면, 당연히 비핵화에 대한 로드맵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지면, 전체 회담의 성과에 대한 것은 당연히 성공적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기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실천의지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서, 합의한 6•15공동선언의 정신만 제대로 북측이 지켜왔다면, 지금쯤은 남북 간에 비핵화와 상당한 경제 교류와 발전 등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북한 측이 정상간 회담 과정에서 드러낸 것도, 자신들의 입장만을 챙기려고 하지 않았나? 비핵화에 대한 일정표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종전 선언’을 요구하고, NLL을 인정하지 않고, 남측의 경제인들을 데리고 올 것 등을 주장하는 등, 화려한 쇼를 위한 분위기는 조성하면서, 실제적인 알맹이는 빠졌다는 것이 틀린 말인가?
우리 정부는 남북 정상간 만남만으로 흥분할 것이 아니라, 북측이 비핵화를 위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하도록 요구하여야 하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는 북한 비핵화가 전제되도록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중시해야 할 것인데, 지나치게 앞서 나가므로, 국제 사회의 협조를 받아내는 일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을 요청했는데, 자칫하면 남남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고려해야 한다. 북측의 완전하고도 확실한 비핵화와 남북 간의 평화 구축은 북한의 실천의지와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이 후에라도 분명히 해야 한다.
계속된 남북 정상의 만남이 민족과 세계 역사에 크게 기여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안착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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