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협력 전환 첫걸음…그러나 알맹이 없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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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북미정상회담 관련 논평 발표
▲김영한 박사(샬롬나비 상임대표·기독교학술원장)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행동하는 신학자들의 모임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北美정상이 70년간 적대·대결을 청산하고 공존·협력 전환 첫걸음 땐 역사적 회담"이라 평했지만, "CVID 절차와 시간표가 빠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알맹이 없는 합의"라 비판했다.

14일 샬롬나비는 논평을 통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과 분단의 장애물을 걷어내기 시작한 세계사적 사건"이라 평했지만, "합의문에는 CVID가 없고, 비핵화의 절차, 내용, 시간표 명기가 없어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북핵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포괄적 협상에 임한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말하고,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보다 후퇴하고 한미연합 훈련만 중지한다는 선물만 준 합의"라며 "비핵화의 구체적인 이행대가 없이 한미훈련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한국에 불리한 합의"라 지적했다.

때문에 샬롬나비는 트럼프를 향해 "포괄적 4가지 합의 이행을 후속회담을 통해 확증해야 할 것"이라 말하고, "종전 선언에는 북미선언에 빠진 CVID의 시기와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트럼프식 합의가 실효성이 있는가는 앞으로 2차, 3차정상회담의 개최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하늘이 준 기회를 살려 CVID를 실행하여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다음은 샬롬나비 논평 전문이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 논평]

北美정상이 70년간 적대·대결을 청산하고 공존·협력 전환 첫걸음 땐 역사적 회담이었다.
그러나 CVID 절차와 시간표가 빠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알맹이 없는 합의이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열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역사적이고 세기적인 회담이었다. 70년간 적대관계를 지속한 북미간에 두 나라 정상이 최초로 만나 이루어진 회담이었다. 이는 새로운 평화 관계수립의 시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 회담,”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핵심 의제인 CVID 합의는 없었고 미사일시험장 폐기와 한미군사훈련 중지 약속을 주고 받았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창한다고 약속하고 김정은 이에 응답하였다. 샬롬나비는 이 합의에 대하여 다음 같은 입장을 개진하고자 한다.

1.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과 분단의 장애물을 걷어내기 시작한 세계사적 사건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적대관계에 있는 양국의 최고지도자가 만나 상대방의 생각과 의중을 직접 들음으로써 신뢰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개최 자체에 적잖은 의미가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동성명을 통해 앞으로 양국관계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만들기의 이정표를 세웠다. 성명에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 북한과 미국의 대결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대북 체제안전보장의 하나로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2. 합의문에는 CVID가 없고, 비핵화의 절차, 내용, 시간표 명기가 없어 알맹이가 없다.

그러나 합의문에는 미국이 하루전까지 요구해온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가 들어가지 않았고 단지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이라고만 명시했다. 핵 폐기 시한(時限)과 CVID라는 핵 폐기 원칙이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욕심을 내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기에 앞서 먼저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북미 모두 인식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공동성명에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미 국무장관과 북 통일전선부장이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하기로 약속한다"고 명시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앞으로 구체적인 이행사안을 합의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가지 사항을 추진할 구체적인 내용과 시간표가 없는 점에서 합의문은 실질적 알맹이가 없다.

3. 트럼프는 북핵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포괄적 협상에 임한 것이라는 인상 준다.

폼페이오와 김영철, 김성과 최선이의 후속 협상 과정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결국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핵 동결을 하게 된다. 정상들이 결정 못한 것을 실무자들이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협상을 전부 후속회담에 맡겼는데 절대 미국 뜻대로 안될 것이라고 북한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핵 문제의 본질을 이해 못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취소를 예고했을 때 CVID와 타임테이블 넣는 합의문을 만들었어야 했다.

4.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보다 후퇴하고 한미연합 훈련만 중지한다는 선물만 준 합의다.

13년 전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의 첫 번째 합의 내용은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한다'였다. 이 합의 이행을 위해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 9·19 성명은 완전한(Complete) 비핵화의 대상을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 포기'라고 구체화했고 '검증 가능한(verifiable)'이라는 원칙을 담았으며 검증을 위한 NPT, IAEA 복귀라는 행동 계획도 포함했다. 이번 미·북 정상 합의문은 13년 전 6자회담 공동성명보다도 더 뒷걸음친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 실속이 없는 격이 되었다. 합의문에 담지는 못했지만 회담에서 오간 다른 얘기가 있는지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더 걱정스러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비핵화 조치에 대한 가시적 약속도 받지 못한 일방적인 선물만 준 것은 트럼프 협상의 아쉬운 부분이다.

5. 비핵화의 구체적인 이행대가 없이 한미훈련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한국에 불리한 합의다.

트럼프가 북한 안전보장 신호탄으로 한미군사훈련중단을 약속한 것은 한국보다는 김정은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 준 것이 되었다. 1993년 1차 핵위기 때 북한이 핵사찰을 거부해 한·미가 연합훈련을 재개하기로 하자 북은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반발했었다. 한·미 연합훈련은 북을 그만큼 고통스럽게 하는 확실한 북한 비핵화 압박 카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폐기에 시동도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선물을 북에 안겨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곧 동창리 ICBM 미사일 실험장을 폐쇄할 것을 약속했다. 핵 실험장 폐쇄에 이은 김정은의 대미 선심 공세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위험은 사라진다. 그 대가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북은 핵무기를 감추고 있으면 대한민국에게는 최악의 결과다.

6. 트럼프는 포괄적 4가지 합의 이행을 후속회담을 통해 확증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했고 평양에도 갈 것이며 김 위원장과 여러 번 만날 것"이라며 2, 3차 등 후속 북-미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북-미 정상이 이날 일단 포괄적인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원칙에만 합의한 만큼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과정과 진전 성과에 따라 후속 정상회담을 열어 다음 단계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북한 체제 보장 합의를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정부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 이뤄진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올바른 방향으로의 첫 번째 단계로, 구체적으로 실천적인 결과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마스 장관은 "오늘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진지하고 지속가능한 협상을 시작하는 훌륭한 토대가 마련됐기를 희망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7. 종전 선언에는 북미선언에 빠진 CVID의 시기와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강하게 요구해온 종전선언에 대해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종전선언을 위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후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 종전선언을 강조해온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참가하는 남북미 정상회담 기간에 열릴 수도 있다.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CVID’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질적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축으로 하는 북-미 고위급 후속 협상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 과정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북-미 간에 구체적인 후속 협의가 필수적이다.

8. 트럼프식 합의가 실효성이 있는가는 앞으로 2차, 3차정상회담의 개최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 입장에서 줄 것은 주고받을 건 못 받아 북한이 승리한 회담이라고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북-미 정상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밝히지 못한 점이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핵화를 위한 검증, 사찰 등 문제가 매우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북-미 간 여전히 이견이 크기 때문에 고위급 후속 협상이 삐걱거릴 경우 후속 정상회담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은 이제 시작되었다. 비핵화 종결시까지 수차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제제는 "비핵화로 더 이상 위협 없을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만일 이대로 간다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만 인정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9. 김정은 위원장은 하늘이 준 기회를 살려 CVID를 실행하여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는 우리의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일성, 김정일이 펼쳤던 ‘살라미 전술’ ‘벼랑 끝 전술’에서 벗어나 새롭고, 진취적인 대미 협상 태도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하늘이 준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려서 완전한 핵폐기(CVID)를 통해서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지도자가 되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기 바란다.

10.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위하여 주권자 하나님에게 쉬지않고 기도해야한다.

에치슨 라인 설정과 미군의 철수는 한국전쟁을 일으켰고, 동베를린 경찰간부의 상부명령 오해는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하나님은 지도자의 오판과 실수 통해서도 역사를 섭리하신다. 한반도에 하나님 섭리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자.

2018년 6월 14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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