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교주 이만희·이하 신천지)의 문제점을 지적한 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 학술원 세미나실에서 ‘신천지 교리에 대한 신학적 평가’를 주제로 제22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는 신천지대책 한국기독교연대 주최로 열린 '기독교 사칭, 사이비 종교 신천지의 사회·종교적 폐단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린 지 하루 만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권호덕 박사(기독교학술원 연구위원,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는 <신천지 이단 집단의 신학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란 제목으로 신천지 교리의 신학적 맹점과 오류를 지적했다.
권 박사는 “이만희는 자기들만 옳고 깨끗하다고 여기고 기성교회를 무차별적으로 비판하고 공격한다는 점에서 완전주의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신천지 교리의 문제점을 지적해 나갔다.
이어 “성경을 해석하는 일정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문법적·역사적 해석방법’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박사는 “이만희가 성경을 해석한 것을 보면 너무나 난해하고 자의적이고 규칙도 없어 보인다”면서 “오직 자기의 관심거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관계된다고 생각되는 모든 성경구절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이만희는 소위 비유법과 알레고리 해석법(본문의 문자적 의미를 무시한 채 상징적 의미를 찾으려는 해석법)을 사용하는 것 같다”며 “그의 이런 성경해석방법은 그의 발언 전반을 비판적으로 점검케 하고 그의 모든 발언은 학문적인 비판이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권 박사는 기독교 핵심교리 가운데 “이만희는 정통 기독교 삼위일체론(三位一體論)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만희가 설명하는 삼위일체론은 양태론(樣態論)적인 삼위일체로 볼 수 있고, 다만 자기 고유의 삼위일체론을 말하는데 성령 자리에 ‘이긴 자’를 포함시켜 자기를 은연 중에 신격화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기독론([christology·基督論)과 관련, 권 박사는 “이만희는 예수 그리스도의 참인성과 참신성을 부인하고 역동적인 군주론에 근거한 예수를 말하는데, 즉 예수는 단순히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며 “예수 그리스도가 죽기까지 순종함을 통해 의(意)를 이루시고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내용을 전혀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 박사는 “그(이만희)는 어떤 진리를 깨닫고 앎을 통해 구원에 이른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이런 점에서 영지주의(靈知·gnosis)적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바른 성령론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고 원죄, 그리스도의 구원, 세례 등을 부정하는) 펠라기우스적인 성향이 많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신천지 교리의 영지주의 성향에 대해서는 권 박사는 "이만희가 하나님이 인간의 영(靈) 내지 속사람을 창조한 것이지 육(肉)을 창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근거를 들었다.
권 박사는 특히 이만희가 인간을 영들의 세계에 속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하는 것으로 풀이하면서 "이것은 '물질적인 것을 악하다고 보고 영적인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영지주의적인 성향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만희에게는 하나님이 흙으로 인간의 몸을 창조하시고 생기를 불어 넣었다는 것, 인간은 성령의 추진으로 그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성경적인 성령론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권 박사는 전했다.
죄(罪)와 관련한 신천지 교리에 대해 권 박사는 “이만희가 죄를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 차원에서 정의 내리지 않고 존재론적으로 설명한다”며 배도(背道)론을 설명할 때 인간에 하나님의 계명을 불순종했다는 것보다는 비(非)진리의 길을 간 것을 배도로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만희가 신천지를 설명하면서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인 것은 '사도 요한'격인 목자”라면서 “이 (사도 요한격) 목자는 하나님의 장막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새 하늘 새 땅' 새 이스라엘의 14만4000인에게도 내려올 때 땅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면서 “문제는 '그가 누구인가' 하는 것에 모든 초점이 맞춰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왜 이만희 사상에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쉽게 미혹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권 박사는 “그 동안 기성교회 목회 지도자들은 '성경적인 시간관 내지 종말관'을 성도들에게 가르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사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현실중심적인 축복을 추구해 성경 전체를 균형 있게 설교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성경에 의하면 인간은 시간적 존재로 과거의 한 시점, 이를테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눈길을 주는가 하면, 동시에 미래의 한 시점 곧 '예수의 재림' 시점에 눈길을 두기도 한다”며 “이런 과거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성향은 현재의 영적인 긴장을 일으켜 인간을 타락하지 않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목회자들이 이를 교육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신천지대책 한국기독교연대(이하 연대)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독교 사칭, 사이비 종교 신천지의 사회·종교적 폐단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실상을 공개하며 신천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