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이른바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回刺)된 성구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5)였다. 역으로 보자면, 이는 또한 개인주의적 삶, 그리고 개인구원에 초점을 맞춘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최근 제13회 한국조직신학자 전국대회가 열린 가운데, 현재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공감교회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학자의 논문이 발표됐다. 박영범 박사(서울신대, 강남대 외래교수)가 "공감교회론의 철학적-교회론적 기초 다지기"란 제목으로 발제해 주목을 받았다.
박영범 박사는 교회가 위기를 맞이했지만 반면 위기는 동시에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봤다. 그는 현대교회가 비판받는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인 사회와의 공감하지 못함, 무감정을 교회론과 연관시켜 생각해보고, '참된' '살아있는' 교회로 존속하기 위한 교회론적 대안을 모색했다.
그는 "공감 작용이 내포하는 총체적 가치는 바로 보편적 인간애를 지향하며, 공감을 통한 인간애가 실현될 때 세계적인 인류애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고, "공감은 적극적 참여를 포함하는데, 그럼에도 공감은 가치중립적 개념이기에 공감에 대한 신학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박 박사는 "오늘날 시대에 맞는 오늘날 교회가 공감의 장을 펼칠 수 있는 교회론이 요구된다"고 말하고, "교회가 위기에 놓인 시대 공감교회론은 시대의 요구로, 이는 교회 자신이 처한 삶의 정황을 출발점으로 삼으며 교회의 삶에 조언과 미래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는 교회론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교회론은 교회가 서 있었던 구체적인 장소와 경험을 되돌이켜 생각해야 하며, 현재 교회가 서 있는 장소와 삶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하고, 교회의 미래를 미리 생각한다"며 "교회 정체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내·외적으로 조언해야 하는 학문적 바탕이 과제"라 이야기 했다.
박영범 박사는 "신이 인간, 그리고 세계와 나누는 인격적인 사랑이 바로 공감의 근원"이라 말하고, "공감의 신학은 신과 인간 사이, 또한 이를 토대로 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펼쳐지는 교회라는 삶의 자리에서 대두되는 신학의 공간"이라며 "사랑은 공감이 아니지만, 공감 없는 사랑은 관념일 뿐"이라 했다.
그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공감만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이런 공감을 통해서 신과 사귐을 나누고, 그 사귐을 타자인 동료인간과 나눌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교회의 본질"이라 했다. 더불어 그 방법에 대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 교회의 삶을 이끄는 성령"에 있다고 이야기 했다.
박 박사는 "성령 안에 있는 교회가 바로 교회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라 말하고, "교회는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령과의 사귐을 통해 교회의 원형인 예수를 바라보고, 그 분이 지금 나의 구원이며 함께 하신다는 생생한 현재의 사귐을 나누며, 그리고 그 분이 이끄는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성령론적 교회론이 단지 교회 내 삶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그러나 공감교회론은 교회로서의 그리스도인이 사회와 맺는 사귐의 영역까지 포괄한다"면서 "윤리를 교회론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키는 것으로, 이를 교회의 실천이라는 말로 표현해도 좋을 것"이라 했다.
박 박사는 "공감교회론은 서로의 몸과 몸이 연결되는 연대의 교회론으로, 서로 안에서 공감하며 악과 싸우는 연대의 교회를 지향한다"고 했다. 더불어 "무고한 희생을 단지 불운한 죽음으로 남겨두지 않고, 독단적 교의적 교회론 및 무감정적 형이상학과 거리를 두며 삶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교회를 꿈꾼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명용 박사(장신대 전 총장)가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의 공교회성"을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전했으며, 모두 18개의 분과별 논문발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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