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임수경(43·19대 비례대표) 의원이 탈북자 대학생과 학생운동을 하다가 전향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향해 '탈북자 XX ', '변절자' 등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탈북자 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백요셉(28·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홍보국장)씨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임 의원은 지난 1일 종로 인근에 있는 한 식당에서 백 씨에게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며 막말을 쏟았다는 것이다.
앞서 백씨는 학교 후배로서 대학교 대 선배이고, 특히 과 선배인 임수경 의원을 존경하고 싶었고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추억의 사진을 남기고 싶어 임 의원에게 사진을 요청했고, 임 의원도 흔쾌히 승락하며 함께 사진을 3~4장 찍었다.
그러나 잠시 후 웨이터가 임 의원 보좌관이 요구했다면서 일방적으로 사진을 지우자 백 씨는 임 의원에게 농담조로 "농담으로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 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말을 던졌다.
그러자 갑자기 임 의원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너 누구냐?"며 돌변했다고 백씨는 전했다.
백씨에 따르면 임 의원은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며, "그 하태경 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야~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 하태경 그 개XX", 진짜 변절자 XX야..."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당황한 백씨가 "저기요 선배님, 누가? 누구를? 변절했습니까??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살인마 김일성을 하태경 의원님이, 우리 탈북자를 배반했단 말씀이십니까"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 의원은 "대한민국에 왔으면 닥치고 조용히 살아. 변절자 XX들아. 몸조심해 알았어?""라고 언성을 높였다.
백요셉 씨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임수경 씨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며 "우리 탈북자들이 이 나라 대한민국에 와서까지도 '김일성, 김정일을 반역'했다는, '민족반역자'라는 말을 들어야 하고, 그로 하여 노동당에 대한 죄의식에 살아야 하는가?"하며 반문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생사를 넘나들며 북한의 폭압을 벗어나 대한민국의 품으로 들어온 탈북자를 '변절자' 운운하며 폭언을 쏟아내다니, 어느 나라 의원인가"라 반문하면서, "임 의원은 탈북자들과 하 의원을 시종일관 '변절자'라고 몰아세웠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를 변절했다는 것이며, '어디'를 변절했다는 것인지, 임 의원이 주장하는 변절의 내용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더구나 임 의원은 당사들을 인격적으로 모독했을 뿐만 아니라 몸조심하라며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국회의원 뺏지가 국민 협박 하라고 주어진 것은 아닐텐데, 힘 없는 대학생을 향해 내뱉은 임 의원의 언사는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 없는 행위"라고 임 의원의 행위를 규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께 사과한다"며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다. `'절자'는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 한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을 지적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초 임 의원이 어제 오전 11시께 전화가 와 '본뜻과 다르다'고 해명해와 '걱정하지 말라'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고, '탈북자에게는 사과하라'고 했다"며 "그러나 오후에 나온 임 의원의 성명을 보니 상황이 달라졌다"며 "다시 진실한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임수경 의원은 한국외국어대(용인캠퍼스) 4학년 때인 1989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5개월간 복역(服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