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자 중 한 명인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故 존 스토트 목사를 회고하며 생전 그와 만난 일화 등 고인이 남긴 복음주의적 유산을 돌아봤다.
이 교수는 ‘존 스토트 목사님을 아쉬워 하며’라는 글에서 “그는 목회자가 계속해서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며 “‘왜 뛰어난 학자를 학교가 소유해야 하는가. 그런 학자를 교회가 가지도록 하자’는 말을 몸소 실현한 귀한 모범”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또한 “목회자로서 그는 성경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잘 강해하며 설교하기 위해 애썼다”며 “그가 섬기던 런던 중심부의 올 소울스 처치(All Soul's Church)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들으려고 모였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명확한 복음주의적 입장을 가지고 성경을 중요시하면서 설교하고 강연하며 책을 썼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는 우리 시대의 다양한 문제들에 성경의 가르침을 적용하고 성경을 통해 그것들을 해결하려 했던 진정한 복음주의자였다”며 “그는 영국 안에서나 전세계적으로 복음주의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애쓴 사람이었다. WCC 회의에 참여하며 그 문제점을 목도하다가 결국은 복음주의자들을 결집하여 세계 복음화를 위한 로잔 선언(1974)을 하도록 했던 장본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람이 스토트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학생 시절 그를 만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저녁 예배를 마친 뒤, 설교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신학 석사학위를 위해 한국에서 온 학생이라고 하자 1984년 당시 김명혁 교수님께서 그의 선교에 관한 책을 번역하신 것을 언급하시면서 한국의 어느 교단 사람인가, 라고 물었다”며 “한국어로 ‘합동’, ‘통합’ 등을 말하실 정도로 한국 상황에도 밝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고인이 생전 △영혼 멸절설(annihilation theory)을 선호한다고 말한 점 △로이드 존스와의 단절, 그리하여 청교도 컨퍼런스가 계속되지 못하도록 한 점 △몇몇 문제에서 그가 속해 있던 성공회 전체를 좀 더 성경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일에 별 진전을 보이지 못한 점 등을 그에 대해 아쉬운 부분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