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실천신학회가 지난 9~10일 양일간 부평 카리스호텔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실천신학의 과제"란 주제로 제67회 정기학술대회 및 제23회 정기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조성돈 박사(실천신대 목회사회학)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목회"란 주제로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조성돈 교수는 "기술의 진보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그 속도가 이제 가속화 되고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딥러닝 등으로 상징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이제 그 속도에 우리는 두려움을 가지게 될 정도가 됐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이런 변화가 이제 인간과 신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이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기계를 만들고 컴퓨터를 만들었고, 많은 부분 사람의 수고를 이 기계들이 덜어주고 있는데, 이러한 편리함을 위한 도구로서의 기계 내지는 기술들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여 이제 인간을 대체해내고 있다"면서 "이제 기술이 인간의 신체를 대체하는 장기들을 만들어 내고 인간의 마음까지 저장해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사람들은 인류의 꿈인 ‘불멸’을 이렇게 이루어가고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더 나아가 그는 "기술이 이제 전지전능의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 인간을 초월하는 초지능의 시대에 이르면 사람들은 기술의 전지전능을 따라야 할 수 있다"면서 "그렇다면 그 초월의 존재는 기술을 넘어서 신의 위치까지 이르게 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런 배경에서 조 교수는 결국 '공동체'에 대한 질문에 이르게 될 것이라 했다. 그는 "사람들이 극도로 개인주의화 됐고, 기술의 발전으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전되어 항시 online되어 있는 인간들은 여러 사이버 공간과 공동체에 접속되어 있지만, 그런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그곳에서 고독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지만 실제적인 대면 관계에서는 철저한 소외를 경험하고 있기에 결국 '공동체'를 염원하게 될 것"이라 봤다.
그러나 조 교수는 "이들이 원하는 공동체는 개인주의화된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그래서 공동체의 로망만을 이루어줄 수 있는 수준"이라 설명하고, "우리가 상상하는 신앙공동체로서의 교회와는 좀 거리가 있을 것"이라 했다.
이런 현실 가운데, 조 교수는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과 신앙,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이들의 관점을 비판하는 것만이 우리의 과제가 아니"라며 "오히려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가벼워진, 그러나 깊은 고민에서 나온 무게를 짊어진 미래세대에 대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안하지만 아직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람들에게 다시 진지하게 인간과 신, 그리고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술대회에서는 조성돈 교수의 발표 외에도 “한국인의 마음과 영적 분별”(이주형) “제4차 산업혁명이 기독교교육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전략”(김웅기) “누구를 위한 기독교인가: 미군정기(1945-1948) 한경직 목사의 전도 패러다임에 대한 연구"(김남식) “제4차 산업혁명 속에서 디아코니아의 역할”(이승열) “예전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 두뇌 연구 관점에서” (문화랑) “과학혁명 시대와 복음의 소통 가능성: 유발 하라리의 종교전망에 관한 대응”(김선일)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기독교 상담과 심리치료”(여한구) “한국교회 초기 설교론에 관한 분석 평가”(이현웅) “기계와 친밀 관계 시대”(권명수) “인공지능과 예배의 초월성으로 자기 희생의 가능성 연구”(나인선) “인공지능시대의 도래와 설교학의 과제”(양동욱)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영성: 노동의 가치와 노동의 영성“(윤성민) “한국 기독교사립중등학교 종교교사 및 교목의 정체성구성과 종교수업에 관한 탐색적 질적 연구“ (유은희)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한국교회의 성장-쇠퇴 패턴 가능성에 대한 실증연구”탐색적 질적 연구“ (박관희)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또 정기학술대회와 함께 열린 총회를 통해서는 신임 임원진이 구성됐다. 회장으로는 김경진 교수(장신대)가 선출됐으며, 선임 부회장으로는 김상백 교수(순신대), 부회장으로는 황병준 교수(호서대)와 민장배 교수(성결대), 총무로는 서승룡 교수(한신대), 편집위원장으로는 한재동 교수(나사렛대) 등이 선임됐다.
2018년 정기학술대회는 오는 5월 19일 장신대와 9월 16일 필름포럼, 10월 12~13일 소망수양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특별히 10월 70회 정기학술대회는 "응답하라 1919: 삼일정신과 교회의 미래"란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1년 후인 2019년 2월 15~16일 부평 카리스호텔에서는 "인구 절벽시대의 실천신학의 과제"란 주제로 정기학술대회와 정기총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