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 기독교계 동성애 혐오 확산

미주·중남미
김재현 기자
jahn@yna.co.kr

미국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고 나서 사회적 논란이 이는 가운데 보수적인 남부에서 동성애를 혐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급기야 기독교계 내부에서 모든 동성 연애자들을 수용소에 가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키자는 섬뜩한 말까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노스 캐롤라이나주 메이든에 있는 `프로비던스 로드' 침례교회의 찰스 월리(72) 원로목사는 주말 설교에서 동성애의 `씨'를 말리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월리 목사는 "엄청나게 큰 수용소를 지어 레즈비언과 호모들을 각각 가두고 나오지 못하게끔 전기가 흐르는 울타리를 설치하자"면서 "몇 년 후면 그들은 죽게 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생산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것(동성애)만 생각하면 구역질이 난다"며 "남자끼리 입을 맞추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개탄했다.

기독교인들의 신앙심이 강해 `바이블벨트'로 불리는 미국 동남부에선 월리 목사처럼 동성애에 대해 공개적으로 혐오 내지 증오심을 표출하는 성직자가 적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이 나오기 직전에 실시된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주민투표에선 결혼을 `남녀의 결합'으로 규정하는 헌법 개정안이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주민투표를 앞두고 교계 지도자 중 한 명인, 베리안 침례교회를 창립한 론 베리안 원로목사가 게이와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양성애자들은 처단돼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한 술 더 떠 같은 교회의 션 해리스 목사는 "아버지들이여! 어린 아들이 (게이처럼) 손목을 늘어뜨리고 다니면 당장 아들 몸 위에 올라타서 손모가지를 비틀고 주먹으로 한 대 갈겨라"라고 말했다.

성직자들의 동성애 혐오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주는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하면서 경합주를 뜻하는 스윙스테이트로 분류되고 있다.

민주당이 9월초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경제 중심지인 샬럿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로 결정할 만큼 애착을 보이고 있으나 동성결혼에 대한 오바마의 입장 변화로 민심이 공화당 쪽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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