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가 22일(현지시간)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더블 에이)에서 'A '로 두 단계 강등했다. 'A '는 우리나라와 같은 등급이다.
피치는 또 일본의 장기 엔화채권 등급은 'AA-'에서 'A '로 한 단계 낮췄고, 등급 전망 또한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놨다.
앤드루 콜크훈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공부채 비율이 높은데다 부채 비율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콜크훈 대표는 또 "일본의 재정건전성 강화 계획이 재정 문제에 직면한 다른 고소득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해 보이고, 관련 계획을 이행하는 데에도 정치적 위험이 내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일본의 총 정부부채가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의 23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자사가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국가 중 가장 높다고 부연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이래 6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증가율 39%포인트보다 높고, 'A' 등급국가들의 8%포인트의 8배에 육박한다.
일본 정부의 세수입 확대 계획의 핵심은 오는 2015년에 소비세율을 5%에서 10%로 인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거세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피치가 일본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함에 따라 일본의 신용등급이 우리나라와 동일해졌다.
다만 여전히 일본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한 신용등급에서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두 단계씩 높다.
S&P는 일본 'AA-', 한국 `A'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는 일본에 대해 'Aa3', 우리나라에 대해 `A1'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피치에 이어 S&P나 무디스도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피치의 결정에 대해 후루카와 모토히사(古川元久) 일본 경제재정상은 "개별적인 신용평가사의 행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며 "정부가 2년 전에 결정한 재정운영전략을 확실히 실행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