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기독일보] 양춘길 목사가 이끄는 ECO 필그림교회가 교회건물을 포기하고 PCUSA 교단에서 나온 이후 교회명을 '필그림선교교회'로 정하고 2017년 마지막날인 12월31일 첫 주일예배를 드렸다. 예배당 포기 후 드리는 첫 예배임에도 성도들은 영하 15도의 혹한 가운데 열성적으로 출석해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였다.
예배장소는 윅오프(Wyckoff) 지역의 페이스커뮤니티교회(Faith Community Church)와 이스턴기독교중학교(Eastern Christian Middle School)로 기존 필그림교회 예배당에서 차량으로 15분 가량 떨어져 있다. 교회와 학교 두 건물이 같은 부지에 붙어 있어 어른 예배는 교회에서, 유스그룹 예배는 학교에서 드려졌다.
이날 양춘길 목사는 '돌아보는 사람들'(갈6:1-10)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이제 모든 성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위해 새롭게 출발하는 '필그림선교교회' 공동체가 된 것을 선언했다. 양춘길 목사는 "400년 전에 미국에 도착했던 청교도들처럼 우리 또한 광야의 삶을 맞게 됐다"면서 "하나님이 길을 내시고 사막에 길을 내시고 놀라운 새 일을 행하게 하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양춘길 목사는 "오늘 잘 오셨다. 여러분과 저는 필그림선교교회라는 새로운 믿음의 공동체의 개척 멤버가 됐다"면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만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고 고백했다.
또 양춘길 목사는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면 하나님이 여기까지 인도하신 것"이라면서 "우리의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고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춘길 목사는 "필그림선교교회로 역사의 첫 발걸음을 이제 시작한다. 우리가 나가는 길에 우리 주님이 친히 앞장서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배장소인 페이스커뮤니티교회는 지난 24일 임시 공동의회에서 필그림교회 성전을 비롯한 교회재산을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한 이후 불과 일주일 사이에 결정된 곳이다. 과거 이 곳에 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주변의 교회들이 문을 활짝 열어 페이스커뮤니티교회 성도들이 예배드릴 수 있도록 장소를 빌려줬고 이런 경험으로 인해 이번 필그림선교교회의 예배장소 제공 요청에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배장소를 찾는 과정과 관련해 양춘길 목사는 "불과 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많은 성도들이 예배를 드릴 장소를 찾아야 했는데, 우리와 같은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교회가 연결이 됐다"면서 "이 모든 과정을 보면 하나님이 우리의 앞길을 예배하고 계심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필그림선교교회 첫 주일예배는 총 3부로 드렸다. 1부 예배부터 예배당에 자리가 부족해 복도를 비롯해 다른층에 마련된 장소에서 예배드리는 성도들이 많았다. 예배 후에는 질서정연하게 성도들이 빠져나가고 다음 예배를 위해 새로운 성도들이 일시에 유입되는 모습에 장소를 빌려준 미국교회 관계자들이 놀라는 모습도 보였다.
필그림선교교회는 주중예배는 당분간 드리지 않기로 했다. 또한 새벽기도는 주변교회에 흩어져서 드린다. 새벽기도회 장소는 유영장로교회, 시나브로교회, 영재유치원, 지구촌교회, 국화베이커리 등이다. 설교는 장소를 제공해주는 교회 교역자들이 맡거나 필그림교회 교역자들이 번갈아가며 맡는다.
예배 후 성도들은 신년인사를 미리 나누며 필그림선교교회 공동체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서로 축하를 나눴다. 양춘길 목사는 예배 후 문 앞에서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인사하며 격려했다.
다음은 필그림선교교회 첫 주일예배 설교 주요 내용이다.
'돌아보는 사람들'(갈6:1-10) 양춘길 목사-필그림선교교회
우리 필그림선교교회의 결정에 대해 격려의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에서 보내주신 목사님들이 계시다. 하나님이 동행하실 것이며 믿음과 감사로 새 해를 맞으시기 바란다는 격려의 메시지들이었다.
우리는 새로운 분기점에 서 있다.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는 송년주일을 지키고 있고, 또 우리 교회역사의 분기점에서 이제는 먼저 뒤를 돌아보게 된다. 아니 돌아봐야만 한다. 2017년 한 해를 보내고 2018년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너 자신을 돌아보라는 것이 오늘 본문 첫 절의 말씀이다. 4년 여 동안 하나님의 말씀 진리를 위해 투쟁해 왔다.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 진리대로 살고 실천하고 결단하기 위해 힘썼다. 초지일관 98%의 성도들이 성경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교단을 탈퇴해야 한다는 것에 지지입장을 보냈고 94%의 성도들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않는 소송은 중단하자는 의견을 보여 건물까지 포기하며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예수만을 앞세우며 나오게 됐다. 돌아보면 하나님 앞에 참 감사할 것 뿐이라는 생각이다. 가다가 아니가면 아니간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대로 살겠다고 교단탈퇴 신청, 관계 해소 신청을 해놓고 이런 저런 어려움에 우리가 도중에 포기했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이 되었을 것인가. 그러나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진리의 말씀을 행하도록 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또 하나님은 우리가 이 위기의 순간 모두 하나되게 하셨다.
물론 분열의 조짐과 하나님께 무릎꿇 뻔했던 순간들이 있다. 또 내면에서 일어나는 분노, 외부적인 시련 앞에서 진리와 공의를 세워나가는 것이 결코 우리 힘으로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하셨다. 뒤를 돌아보니 하나님은 우리를 더 겸손하게 만들어 주셨다.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부어주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더 겸손한 공동체가 되게 해 주신 줄을 믿는다.
교회는 건물이 아닌 사랑의 공동체임을 알게 하셨다. 출애굽과 함께 길을 여신 하나님이 앞길을 인도해주시고 필그림선교교회로 새출발하게 하셨다. 어제도 오늘도 앞으로도 신실하신 하나님이 함께 해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뒤를 돌아볼 때 우리는 감사한 마음,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하고 또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 광야에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을 흐르게 하신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이 교회가 문을 열어주고 난 뒤에 듣게 된 사정이 놀랍다. 옛날 이 교회에 불이 나서 어려움을 당한 적이 있었다. 토요일에 불이 났었는데 그 다음날 이웃의 교회가 문을 활짝 열고 맞아 주었다고 한다. 장소 제공 요청을 하루 전에 받고 교회 관계자들이 모여서 결정할 때 자기들은 자기들의 교회 역사에 있었던 그 일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이와 같이 예배드릴 수 있게 하셨다. 우리는 전혀 몰랐다.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아시고 우리 앞길을 여시고 예비하신 줄 믿는다.
여기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천정에 올라가면서 새겨놓은 성경구절이다. 이사야서 40장31절 말씀이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런 상황 속에서 건물을 빌려 쓰겠다고 중학교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이 말씀이 영어로 씌여져 있어서 얼마나 위로와 확신이 되었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말씀만을 고수하고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나온 우리에게 하나님이 새 힘을 주실 것을 믿는다. 활기찬 모습으로 걸어가도 피곤치 않는 필그림선교교회가 될 것을 확신을 가지고 출발한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고 하셨다. 뒤를 돌아볼 뿐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법은 사랑의 법이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하셨다. 이제 우리 서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서로 서로 짐을 나눠지도록 하자. 그 짐을 서로 짊어지자. 상처 입은 자들의 아픔과 짐을 함께 지고 나갈 수 있도록 하자. 4년 동안 교단 관계로 낙심한 자들 상처입은 자들 함께 짐을 지고 모두 사랑으로 품고 나가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건물을 포기하고 나와 예배 드리는 첫 날이 연중에 가장 추운 날이다. 하나님이 광야체험을 철저하게 시키시는 것 같다. 주차요원들이 자기 얼굴이 얼어붙어가는데도 예배를 준비했다. 교회와 학교 예배담당자들도 만났는데 서로 짐을 나눠지는 이런 분들이 있어서 우리는 행복하다. 사랑으로 하나되어 하나님의 새 역사를 이뤄나갈 줄 믿는다. 특별히 새로운 사명의 짐을 같이 질 수 있기를 바란다. 다시는 주저하지 않고 믿음의 용기를 가지고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예수로만 나아가 구원의 풍성한 열매를 맺어 선교적 열매를 맺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한다.
4천년 전 한자의 원형인 상형문자를 만들 때의 이야기다. 크다는 뜻의 글자를 만들고자 하는데 어떻게 표현할 지 몰라 고민했다. 오랫동안 고민 끝에 사람을 나타내서 크다는 뜻을 나타내도록 합의를 봤는데 어떤 것이 큰 것인지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결론을 내린 것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이 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 인 자에 멍에를 올려 놓은 것 같은 글자를 해놓고 크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건물이 커서 큰 교회인 것이 아니라 어려운 짐을 함께 지는 교회이기 때문에 큰 교회이다. 아이비 리그에 학생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위대한 학교가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나눈 교회이기에 큰 학교인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 무거운 짐을 다 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그러므로 우리 주님은 위대하신 주님이시고 크신 하나님이시다. 우리 필그림선교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짐을 서로 지고 나아갈 때 이 교회는 큰 교회, 위대한 믿음의 공동체가 될 줄 믿는다. 하나님은 새 길을 행하시는 하나님이다.
400년 전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고향을 떠나 자기가 가진 것을 다 내버려두고 신대륙에 온 것은 신앙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400년이 지난 오늘 그들로 인하여 미국이 전 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놀라운 국가가 됐고 전 세계에 선교사를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가 됐다. 무슨 이유 때문에 우리가 이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예배를 드리는가. 진리의 말씀, 바른 신앙을 지키기 위해 결단하고 나서는 것이다. 400년 전에 도착했던 청교도들처럼 하나님이 길을 내시고 사막에 길을 내시고 놀라운 새 일을 행하게 하실 줄 믿는다. 하나님이 여기까지 인도하셨다. 돌아보면서 우리가 이런 확신을 가지고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그리고 필그림선교교회로 역사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다. 우리가 나가는 길에 우리 주님이 친히 앞장서 주실 줄을 믿는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여기까지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시다. 여호와께서 미리 알고 준비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믿고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준비해 주실 것이다. 감사가 넘치는 자세로 주님의 이름만을 높여드리자.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조금도 흔들림 없는 자세로 나아가자. 좁은 길이지만 이 가는 길에 여호와 이레의 역사와 기적을 일으켜 주실 것이고 믿는다.
오늘 이 곳에 잘 오셨다. 여러분과 저는 이제 필그림선교교회라는 새로운 믿음의 공동체의 개척멤버가 됐다. 오직 하나님만을 찬양하기 원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