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기독교인에게 있어 ‘물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해야 할까. 무조건 터부시해야 할까? 이창호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는 "물적 자산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고찰"이란 주제로 강연을 전하면서, 먼저 "예수께서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며 양자택일의 선택지로 제시할 만큼 물질에 대한 욕구와 추구를 경계하고 계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질을 존재론적으로 악 자체로 규정하거나 인간 생존의 관점에서 전면적으로 그 가치를 부정하시는 것은 아니"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오히려 이 교수는 "물적 자산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왔으며, 이러한 궁극적 기원을 생각할 때 물적 자산은 인간과 인간 공동체에게 좋은 것이라는 것이 성서의 기본적 인식"이라고 말하고,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물적 자산이 절대적 선이 되지는 않으며, 얼마든지 악으로 또 우상숭배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은 경각심을 갖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 교수는 "인간이 인간답게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물적 토대는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하나님은 보편적으로 이러한 토대를 마련해 주시고자 하며, 또 모든 인간이 필요한 물적 자원에 기반 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신다"고 했다.
이와 같은 신적 섭리와 의도는 '나'의 생존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동등하게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교수는 "나 자신의 인간다운 생존을 위한 물적 자산을 정당하게 추구하는 것 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동료 인간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적 자산의 확보와 보장을 위해서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규범적 방향성의 관점에서 정의와 공공선의 원리, 그리고 경제윤리의 원칙들에 대한 숙고와 구현을 위한 일관성 있는 노력이 요구 된다"고 덧붙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교수는 "물적 자산은 좀 더 포괄적으로(혹은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뜻 구현을 위해 주어졌다"고 지적하고, "성경을 관통하는 하나님의 뜻의 요체인 사랑의 이중계명 곧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신적 명령을 전 삶의 영역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물적 자원을 바라보고 또 점유·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히 그는 "물적 자산이 문화명령의 본질적 토대가 됨을 확고히 인정하면서, 신적 의도와 비전이 실현되는 인간 문명의 창출을 위해 성실하게 청지기적 소명을 수행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이창호 교수의 강연은 7일 오후 장신대에서 열린 '2017년 2학기 목회윤리 세미나'에서 이뤄졌다. 장신대 교회와사회연구부가 "목회자 재정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 교수의 강연 외에도 박재필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청북교회의 재정운용 실제에 대해 발표가 이뤄졌으며, 마지막에는 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가 "종교인소득과세, 어떻게 준비하나?"란 주제로 발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