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교계] 사랑하는 총대 목사님들과 장로님들과 전국교회 그리고 지구촌에 흩어진 우리의 디아스포라 지체되는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교회만을 섬기는 미말의 부족한 종을 하나님께서는 총대 여러분들을 통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제102회 총회장으로 뽑아 주셨습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립니다. 총대여러분들과 전국교회들과 세계에 흩어진 한인교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제101회 총회에서 부총회장으로 뽑아 주신 일도 그 누구도 예측 못한 절대주권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이번에도 총회장으로 세워주신 일 역시 하나님의 은혜요 섭리인줄로 믿고 감사드립니다. 저는 총회장으로서 여러분들의 협조를 받아 다음과 같은 일에 힘쓰겠습니다.
1.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영적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미 그 이름만으로도 존귀하고 거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팎에서 교회를 거룩하다고 인정하며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금 세상이 바라보는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수준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주님의 교회는 사도들이 복음을 선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1,500여 년 만에 종교개혁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루터(Martin Luther)는 95개조 항의문을 내걸고 성경에서 벗어나 부패하고 타락하여 하나의 종교로 전락해 버린 교회를 향하여 ‘종교의 개혁’을 단행한 것입니다.
하나님중심, 성경중심의 교회 원형에서 벗어나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하고, 인간의 이성적 판단이 성경을 대신하는 등 하나님과 성경이 철저히 무시되고, 세속정치와 타협하는 집단이 되어버린 교회를 바르게 개혁하려는 의로운 외침이 ‘종교개혁’이었습니다.
그 후 불과 500년이 지난 지금 ‘제2종교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구동성입니다. 교회가 설립된 이후 1,500년 동안 부패 타락한 속도가 이제는 500년으로 3배나 빨라졌다는 말입니다. 지금은 엄격한 의미에서 ‘종교개혁’이 아니라 ‘교회개혁’이 이루어져야합니다.
성경적인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일에 우리의 능력을 집결시켜야 합니다. 지상교회는 부단히 개혁되어야합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신 것처럼 교회도 거룩해야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신부인 교회는 신령하고 순결해야합니다.
성경을 떠나버린 교회, 하나님을 상실한 교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상실한 교회, 성령님이 내주하시지 않는 교회, 성경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외면하는 교회, 인본주의적 제도적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변신해 버린 교회, 하나의 종교로 추락해 버린 교회, 사데교회의 아픔을 안고도 태연자약하고 있는 작금의 교회는 성경이 보여주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 가야합니다.
저는 총회장으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나님이 친히 제정하신 교회, 교회다운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하여 힘쓰겠습니다.
2. 교회지도자들의 윤리회복에 힘쓰겠습니다.
교회지도자들의 부도덕하고 타락한 부끄러운 모습은 비단 어제 오늘 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며 선포하는 사역을 맡은 지도자들이 부패하고 타락해서 복음까지 맛 잃은 소금처럼 천한 취급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지도자들의 윤리회복은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사도들이 복음을 전함으로 세워진 초기교회는 기도와 말씀, 표적과 기사 그리고 능력이 나타났습니다. 사탄이 가만히 있지 않고 교회에 시험을 가했습니다. 사탄의 첫 번째 전략은 교회에 박해의 시험을 가하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사탄은 수위를 높여 교회 안에 거짓말이 유입되어 문제를 일으키게 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죽게 됨으로 신령한 교회에서 거짓말을 추방했습니다. 사탄은 고도의 전략을 가지고 세 번째 시험을 교회에 가했습니다. 사도들로 하여금 다른 일에 바빠서 기도와 말씀에 전념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으로 충만한 사도들은 믿음과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고 칭찬 듣는 사람 일곱을 택하여 안수하여 세우고 그 섬기는 일을 그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사도들은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했습니다.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졌습니다. 교회가 사탄의 시험을 거뜬히 이긴 것입니다.
사랑하는 총대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바빴던 것처럼 요즘 우리 시대 역시 분주함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바쁜 것만을 자랑하고 미덕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거짓으로 속이는 것 정도는 둔탁해진 심령들에게는 보편적인 상식이 돼버렸습니다. 박해와 시련과 고난은 우리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대 초기 기독교역사나 일본제국주의시대나 6.25전쟁 때에나 있을 정도의 이야기로만 취급하려고합니다.
이렇게 방심하는 사이에 목사님들과 장로님들 그리고 교회를 섬기는 지도자들이 권위와 능력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머리 잘리고 눈 뽑힌 삼손 꼴이 되어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총대여러분, 교회 지도자들의 윤리를 회복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소극적으로는 사탄의 시험을 이기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는 교회지도자는 교회로, 교회는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기도에 힘쓰고 말씀 전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리고 오직 말과 행실과 사랑과 믿음과 정절에 있어서 믿는 자에게 본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읽는 것과 전하는 것과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야 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지 교회 목양하는 일을 등한히 하는 사람이 어떻게 노회를 바로 섬기며 총회를 제대로 섬기겠습니까? 정치는 교회에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도자는 최소한 정치모리배가 되거나 권모술수에 능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는 바른 신앙과 바른 상식과 바른 원칙과 바른 기준을 가진 사람이 바르게 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교회의 거룩성과 지도자의 윤리회복 없이는 복음을 아무리 외쳐도 그것이 복음으로 들리지 않고 진리를 말해도 그 입으로 선포하는 진리가 진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거룩성과 교회지도자들의 윤리회복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총신’을 살리는 일에 노력하겠습니다.
총신대학교, 총신신학대학원, 총회신학원 등을 총칭하여 ‘총신’이라고 명명하겠습니다. ‘살리는 일에 노력한다.’는 말을 하는 이유는 제 눈에 보이는 ‘총신’은 중환자실에서 링거에 의지하여 겨우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중증환자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총신문제는 현재 총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핫 이슈입니다.
총신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 세운 학교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학교설립목적도 교회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총신은 당연히 총회의 지도를 받아 경영되어야 함이 지당합니다.
그러나 총신의 학교규모가 커지다보니까 필요에 의하여 국가의 지도도 받습니다. 분명한 것은 총회의 결의에 따라 지도를 받는 범위 안에서 국가의 지도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총신이라는 학교는 총회와 국가 두 기관의 지도와 감독을 충족시켜야합니다. 하지만 총신은 총회지도가 우선이며, 국가의 지도가 총신설립목적에 위배한다면 성경과 신앙과 교회를 지키는 일에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총신의 캠퍼스는 축제의 장이거나 젊은이들의 꿈의 요람이거나 학문의 전당이거나 보수신학의 보루라는 이런 낭만적인 언어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총신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보면 분쟁이 분쟁을 낳고 성토가 또 다른 성토를 낳습니다. 불신과 고소고발로 얼룩졌습니다. 모이는 수많은 회의는 그저 회의일 뿐입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불쌍하고 가련한 불임환자 같습니다.
총신,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안타깝다 못해 분노가 치솟습니다. 지금 총신은 찢어지고 상처투성이로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거기에서 진리를 탐구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총대 여러분, 총신은 치유되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사욕을 죽여야 총신이 살고 우리들의 이권을 내려 놓아야 총신이 삽니다. 자기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을 버려야 총신이 바로 서고 십자가 아래에 우리 자신을 묻어야 총신이 삽니다.
총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가 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합시다. 지금까지 수고하신 분들의 노고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이 책임을 맡아 하도록 배려해 주셔야 합니다.
총신은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법과 질서, 원망과 법적다툼, 감정과 상처들을 다 내려놓읍시다. 모든 것이 전쟁으로 불타고 없어졌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새롭게 시작합시다. 모든 기득권을 다 포기하면 기적은 일어납니다.
너는 안 되고 내가 해야 한다는 아집도 버리십시오. 총신이 바로서야 우리 총회와 총회 산하 모든 교회에 소망이 있습니다. 이런 총회를 바로세우는 일에 미력하나마 힘쓰겠습니다.
4. 총회의 현안문제 타결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위에 언급한 총신문제를 포함하여 매년 총회 때마다 핫 이슈로 등장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은급재단납골당문제, 기독신문문제, GMS(총회세계선교회) 문제 및 구제부의 신뢰 회복 등은 우리가 안고 있는 총회의 아킬레스건들입니다. 터널은 입구가 있으면 반드시 출구도 있습니다.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문제를 풀어 가다보면 분명한 것은 해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전국의 목사님들과 장로님들, 그리고 총대여러분의 귀한 지혜를 모아 이런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힘쓰겠습니다.
교단산하의 제반 정치적이며 정책적인 일들은 총회임원 중심으로 처리하고, 총회 행정적 업무는 총무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맡아 간섭 없이 절차대로 처리하게 하겠습니다. 사무행정 분야의 작은 일 하나까지도 신속 정확하여 모든 교회의 신뢰를 받는 행정질서를 유지하여 평안하고 즐겁게 총회회관을 출입하도록 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나 국가는 다양한 이념과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삽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들도 그만큼 다양합니다. 북한과의 관계나 국제사회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복합적이고, 다양한 문제들 속에서 우리 총회가 고수해온 신앙과 신학을 세상에 전파하며,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나타내는 것이 오늘에 당면한 우리들의 과제입니다. 이런 국가적 사회적 민족적 갈등문제와 복음수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총대 여러분들이 지혜로운 조언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대(對) 교단 관계, 동성애와 이슬람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법과 제도를 책임지고 있는 대 정부 대 사회 관계, 민족의 하나 됨이라는 전제가 깔린 대 북한 관계는 물론 개혁주의 신학을 보수하기 위한 외국교단들과의 교류와 연대 문제 역시 세계 장로교회를 대표하며, 대한민국 최대교단으로서 본 교단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사는 현장에서 목도하는 만혼과 저 출산문제, 다문화가정문제, 경제적 약자를 보듬는 복지문제는 우리 교회는 물론 대한민국의 다음세대를 위해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과제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에 대해 저는 성경과 교리와 신학에 위배됨이 없는 범위 안에서 적극 협력해나갈 것입니다.
5. 성경적인 칼빈주의 개혁주의를 실천하는 일에 지혜와 힘을 모으겠습니다.
본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는 하나님중심, 성경중심, 교회중심이라는 개혁주의 장로교의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총회는 세상에 비쳐지는 면에서는 나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의 좋은 전통적 신앙과 신학을 교회강단이나 학교강단에서만 가르치고 외치는 신학이 아니라 실천적인 칼빈주의, 실천적인 개혁주의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순결한 일사각오 순교신앙과 조만식장로님의 신앙을 바탕으로 한 애국정신을 우리와 자손들이 계승하고 발전시켜 가야합니다.
용납할 수 없는 이단이나 사이비단체 뿐 아니라 불건전한 정체불명의 단체의 사상이나 술수가 교회 안에 유입되지 못하도록 영적 순수성과 신학의 정통성을 고수하겠습니다. 특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총회산하 모든 교회들의 관심이 지대한 줄로 압니다.
그러므로 심려가 되지 않도록 여러분과 함께 예의주시하여 살피겠습니다. 또한 이런 일을 위하여서도 교회의 거룩성과 지도자의 수준 높은 윤리의식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총대여러분, 그리고 전국교회와 해외한인교회여러분! 하나님께서 저를 총회장으로 세우셨습니다. 주님께서 쓰시겠다고 하시니 그저 순종할 뿐입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같이 이루어 가면서 총회를 잘 섬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하나님의 사랑 받고 하나님의 쓰임도 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제102회기를 ‘둘이 하나 되어’라고 풀이하고 싶습니다. 갈등과 분열과 분쟁과 다툼이 아닌 하나 된 모습으로 같이 갑시다. 이를 위해 제 시각이 항상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필요한 곳을 향하도록 하겠습니다. 권력을 누리고 재물을 탐하는 타락한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주님을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좋은 목회자의 자리를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회기를 통해 우리 총회가 서로 싸우면서 잃어버린 목적과 주님 사랑하는 선배들의 정신을 회복하는데 진력하겠습니다. 한 회기를 가다보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일들이 우리 총회의 앞길을 가로막고 시험하겠지만, 믿음으로 주님과 동행하며, 여러 총대님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형제라고 하면서도 서로 반목하며 멸시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우리 모두 하나 되어 같이 갑시다. 그래야 주님이 기뻐하십니다. 그래야 주님이 복주십니다. 총회산하 모든 교회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소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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