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6일(현지시간) 오후 종료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프랑스에서 좌파 정권이 집권한 것은 17년만이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51.6%, 사르코지는 48.7%를 얻었다.
이날 투표율은 약 80.8%로, 1차투표 때의 79.48%보다는 높았지만 2007년 대선 투표율 83.97%보다는 낮았다.
올랑드는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고향 튈에서 환호하는 군중에게 "오늘 프랑스는 저를 대통령궁으로 보내는 변화를 선택했다"면서 국민에게 다시 희망을 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한 뒤, 국가를 단결시키는 지도자가 되겠으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과 채무감축을 최우선정책이라고 밝힌 올랑드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긴축정책이 유일한 방안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유럽 파트너들도 자신의 당선에 놀라지 말고 안도하라고 당부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투표 종료 20분 만에 올랑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프랑스 새 지도자로서 행운을 빈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맡게 됐으며, 프랑스가 직면한 과제를 극복해낼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히면서 패배를 시인했다.
사르코지는 또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으나 "여러분 곁에 머물겠으며 나의 직책이 더 이상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정계 은퇴는 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6월 총선이 중요하다'고 대중운동연합의 단합을 당부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총선을 지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는 프랑스 근대사에서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이후 현역 대통령으로 재선에 실패한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가 좌파의 승리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금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현정권 심판론'으로 나타나는 유럽 전역의 현상의 또다른 사례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2년 동안 치러진 유럽 10개국의 총선과 대선에서도 집권 세력은 모두 패했고, 재정 위기가 심한 유로존에서는 지난 1년도 못되는 사이에 집권당 후보가 패한 것은 사르코지가 8번째이다.
또 프랑스에서는 한달 뒤에 총선이 예정돼 있으나 사회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올랑드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양국이 유럽연합(EU) 정책을 추진하는데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올랑드는 오는 16일 이전에 1차 내각을 발표하고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