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칼럼]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할 이유

칼럼
권혁승 교수의 ‘날마다 말씀따라 새롭게’
▲ 권혁승 교수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17)

항상 기뻐하는 것,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 범사에 감사하는 것, 이 세 가지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가장 분명한 뜻이다(살전 5:16-18). 지키면 좋고 꼭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선택이 아니다. 살아있는 신앙라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핵심적 필수 요소이다. 여기에서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동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동사 앞에 붙어 있는 부사 ‘항상’과 ‘쉬지 말고’와 ‘범사에’이다. 기뻐하되 항상 그래야 하고, 기도하되 쉬지 말아야 하며, 감사하되 범사에 그래야 한다. 이들 세 요소에서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쉬지 말고 기도하라’이다. 왜 우리는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하는가? 답은 기도가 본질적으로 쉼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세분하여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로, 예레미야서에서 배운 것처럼, 기도는 영적으로 성장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르짖어 구하면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응답해 주신다. 그리고 그 응답과 함께 우리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것을 알려 주신다(렘 33:3). 여기에서 ‘크고 은밀한 일’은 우리가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것으로 우리들이 그만큼 영적으로 덜 성숙했었음을 의미한다. 그런 미성숙함이 기도하는 과정과 응답을 통하여 성숙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러므로 기도는 우리의 영적 안목을 크게 열어주면서 새롭게 발견한 그 ‘크고 은밀한 것’을 향하여 한 차원 더 높은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게 만든다. 곧 기도의 응답은 우리를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촉매작용을 한다. 바른 기도는 쉬게 만들지 않는다.

둘째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기도의 모범에서처럼, 우리도 힘들고 어려울 때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일 때에도 더욱 기도에 힘써야 한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할 때가 영적으로는 위기일 수 있다. 삶은 끊임없는 내외적인 문제에 늘 직면해 있다.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로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문제를 의식하는 감각이 무디어졌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이 없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만에 빠져 스스로 넘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은 어떤 상황이든 가리지 말고 항상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건이 나를 기도하게 하지 말고, 오히려 우리의 기도가 상황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 기도의 본질이 중보기도이기에 기도를 쉴 수 없다. 중보기도는 자신을 넘어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자신은 스스로 제한할 수 있겠지만, 이웃은 제한이 없다. 우리의 마음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이웃의 범위도 커진다. 그것은 신앙이 성숙하는 만큼 기도해주어야 할 중보대상자도 많아짐을 의미한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살아 있는 신앙은 날마다 기도의 범위가 더욱 커지게 되어 있다. 기도 쉴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기도의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것은 성장이 멈추어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마지막으로, 기도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이면서 소통의 통로이기 때문에 잠시도 쉴 수가 없다. 기도의 통로가 막히면, 항상 기뻐하는 구원의 감격이나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하나님 신뢰가 막힌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가 ‘항상 기뻐하는 것’과 ‘범사에 감사하는 것’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기도가 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영적 호흡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특권이며 축복이다.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우리의 것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다. 그런 소통의 통로인 기도를 놓치지 않는 것이 영적으로 승리하면서 매일 성장하는 비결이다.

* 권혁승 교수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영문과(B. A.)를 나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Ph. D.)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고 엔게디선교회 지도목사, 수정성결교회 협동목사, 한국복음주의 구약신학회 회장으로 있다. 권 교수는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고전 4:16)을 바른 신앙과 건강한 삶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날마다 말씀따라 새롭게’를 제목으로 한 수필을 그의 블로그를 통해 전하고 있다.

#권혁승 #권혁승교수 #충북대 #서울신학대 #수정성결교회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구약신학회 #한국복음주의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