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칼럼] 새벽 4시 30분경에 일어났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 때문에 새벽기도를 못 나오는 성도들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게다가 바로 인해서 날이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았고요.
5시 10분이 조금 지나 강대상 뒤의 의자에 앉아 기도했습니다.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는 성도들의 발자국 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들렸습니다. 복음을 전하러 다니는 발만큼이나 아름다운 발이 새벽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달려 나오는 발일 것입니다.
5시 30분 새벽예배 시간이 되어 강단에 섰는데 많은 성도들이 맑고 밝은 눈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졸리고 피곤할 텐데 어두운 새벽에 비를 뚫고 나온 성도들 모습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새벽 기도자들의 모습이 얼마나 예쁠까요?
저는 사실 예배 시간에 다른 것을 보거나 멍 때리고 있는 것을 보면 못 견뎌합니다. 당연히 조는 사람을 봐도 마찬가지고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에 어떻게 그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일개 한 나라의 대통령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해도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웬 일입니까? 새벽기도 시간에 졸려서 하품을 하는 성도의 모습이 그렇게 예쁘게 보이는 겁니다. 졸면서도 말씀 듣고 기도하는 성도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운 겁니다. 그래서 다른 예배 때 같으면 조는 사람을 보고 강대상을 톡톡 치거나 옆 사람보고 깨우라 시켰을 텐데 그냥 바라만 봤습니다.
후배인 홍순규 목사님이 이신사 목사님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기숙사 새벽 예배 때 졸면서도 늦은 시간까지 기도의 자리에 앉아있어서 들어가 자라고 했더니 이 목사님 아버지 목사님의 가르침이 그렇게라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것이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나요. 그 아버지의 그 아들입니다. 우리 성도들도 그런 마음으로 새벽예배 자리는 지키는 게 아닐까요?
요즘 방학을 맞은 우리 집 아이들도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효빈이와 효원이에게 새벽기도를 하라고 했더니 당연히 하라고 할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기꺼이 일어나 새벽기도를 가네요.
저는 예수비전교회 모든 성도들이 새벽을 깨우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밤에 할 일을 자제하고 일찍 자야 고, 또 새벽기도 덕분에 하루 종일 피곤할 수도 있지만 그 만큼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 첫 시간을 드리려고 발버둥치는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축복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어차피 예수님을 믿기로 한 것 예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줄 아는 성도들이 세상을 이길 것입니다. 마귀를 이길 것입니다. 자아를 이길 것이고 죄를 이길 것입니다.
신앙 성장을 위한 좋은 습관들이 많이 있겠지만 최고는 새벽기도입니다. 우선순위에 있어 하나님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고요.
자,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새벽기도에 도전해볼 것을 도전합니다. 그렇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살길이 열릴 것입니다. 자신도 사고 가족도 살게 하고 교회도 살게 하며 세상도 살게 할 것입니다.
글ㅣ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기독교싱크탱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