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정치] 북한에서 풀려난 지 엿새만에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친지와 친구,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향의 모교에서 열렸다.
이날 웜비어 씨의 장례식이 거행된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 고등학교에는 1,000명이 넘는 조문객이 몰려 장례식장이 꽉 차는 바람에 일부는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외신들이 이 전했다.
신시내티 현지 언론은 약 2,500명의 추모객이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장례식은 언론의 접근이 차단된 가운데 유대교 랍비가 진행했으며, 웜비어 씨의 형제와 자매, 친구들 순서로 추모사를 낭독한 데 이어, 고교 시절 웜비어 씨와 같은 스포츠 팀에 소속됐던 친구가 직접 첼로를 연주하기도 했다.
북한을 방문해 웜비어 씨를 송환해온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장례식에서 웜비어 씨의 부모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했다.
오하이오주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들도 장례식에 참석했고, 이후 웜비어 씨의 유해는 친구들의 손에 들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묘지에 안장됐다.
웜비어 씨가 자란 인구 8,000명의 작은 도시 와이오밍 마을 곳곳에서는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와이오밍 고등학교와 웜비어 씨의 집 주변의 가로수와 기둥들에는 웜비어 씨를 추모하는 의미로 하얀색과 파란색 리본이 묶여 있었다.
웜비어 씨와 어린시절부터 친구인 딸을 둔 폴과 브리타 슈워츠 씨 부부는 21일 "웜비어 씨의 성품으로 미뤄볼 때, 절대로 북한 정권이나 북한 사람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이들 부부는 "북한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으며, 웜비어 씨가 북한에서 겪은 일 또한 매우 불공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웜비어 씨의 고향을 지역구로 둔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장례식이 열린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북한 정권이 웜비어 씨 사망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트먼 상원의원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하며,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관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씨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과 북한의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로 돌아온 웜비어씨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에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