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정치]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한 북한 대표들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역량을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렸다.
미국 대표로 초청돼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인사들을 만난 수미 테리 전 백악관 보좌관은 "북한 대표들이 핵무기의 실제 사용 의지를 강조했다"며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현지시간)이 보도했다.
테리 전 보좌관은 “핵무기를 얻는데 정말 큰 아픔과 고통을 겪고 막대한 자금을 사용한 만큼, 위협을 받을 경우 이를 사용할 것”이라는 게 북한 대표들의 주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 대표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고, 더욱 다양하고 정밀한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로 자리를 함께 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지티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대표들로부터 핵무기 관련 협상에 대한 융통성이나 바람을 보여주는 어떤 신호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클링너 연구원은 “과거 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했던 미국인들의 말과 달리 비핵화는 완전히 테이블에서 치워졌고,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안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북한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런 저런 제안을 해 봤지만, 북한 대표들은 이를 모두 일축했다”면서 “비핵화는 완전히 물 건너 갔고, 6자회담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의견을 내며 시간을 끌지 말라”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대표들이 오직 평화협정을 의제로 한 대화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싸우거나 둘 중 한 가지 선택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핵과 미사일 시험을 성공시킨 데 대한 자신감, 혹은 자만심까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했다.
테리 전 보좌관 역시 "북한 측이 평화협정, 혹은 평화체제 만을 유일한 의제로 주장하면서 비핵화는 얘기조차 꺼내지 말라는 완강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며, "심지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비핵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신호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리 전 보좌관은 또 "북한 대표들이 미국의 어떤 군사 행동에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과 북한을 잘못 판단하지 말라는 것, 또 경제 제재와 한미연합군사훈련은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미국 측 참가자들은 북한 대표들에게 압박과 군사력 강화, 미사일 방어망 확충 등을 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미국의 추가 압박과 제재에 직면할 뿐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테리 전 보좌관은 덧붙였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가 지난 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개최한 반관반민 대화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측 전문가와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