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목전으로 다가온 '통일',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윤영관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전 외교부 장관)는 "많은 통일 논의 한 가운데 '하나님'이 빠져있다"면서 "교회가 이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다시금 말씀의 근본으로 돌아가 영적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낮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제35차 열린대화마당'에서 윤영관 교수는 "평화 통일 문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그는 "거대한 세속적 흐름 때문에 통일이나 평화 문제도 영적인 관점이 아니라 물질적 관점에서만 접근한다"고 지적하고, "말로는 통일을 말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통일은 무슨 통일이냐?'라는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당면한 영적 위기"라 했다.
윤 교수는 남북의 '사람'들 간의 통합을 위해서는 '구심력'을 강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 남북 사람들 간의 화학적 결합이 긴요하다고 했다. 그는 "남북한 간 사람과 사람간의 결합은 영적 차원의 문제"라 말하고, 바로 여기에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가 존재"한다면서 "한국인들은 통일을 크게 외치면서도 정작 북한 주민들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지워하는 일에는 소극적"이라 지적했다.
다만 그는 "북한 정권을 지원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말하고, "일례로 북핵문제로 당국 간의 관계는 단절되었어도 교회 및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의 채널은 끊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와 교인들이 이웃 사랑의 계명 차원에서 북한주민 및 탈북민 지원에 대해 한국 정부와 사회를 향해 강하게 적극적으로 발언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 제기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고 이야기 했다.
윤 교수는 "가장 근본적으로 말씀으로 돌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신주의를 배격하고 통일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회부터 앞장서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이웃 사랑'에 근거한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교회 내부부터 좌우 분열을 극복해 세상 이념을 초월하고, 북한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봐야 한다면서 "그럴 때 영적 지도력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 했다.
이어 윤 교수는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한 목소리를 내고, 북한 당국이 대북지원 단체들을 상호 분열시키면서 교묘하게 활용하는데, 교회와 NGO, 사회단체, 정부 간 보다 효과적인 대북 협력을 위한 정보교환 및 조정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한국교회가 연합해 탈북민 지원을 강화하고, 이들에 대한 선교 및 지원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제대로 이뤄져야 통일 후 성공적 선교가 가능할 것"이라 했다.
한편 "한국교회의 대내외적 과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은 사회통합의 관점에서)란 주제로 열린 한목협 열린대화마당에서는 윤 교수의 발표 외에도 이성희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연동교회)가 주제발표를 했으며, 이후 김호경 목사(성동침례교회, 한목협 상임회장)의 사회로 열린대화의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