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사연 칼럼] 투표일 앞두고 상식 가진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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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은 변하지만 ‘정책’은 변하지 않는다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원내 5당 후보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S 보도화면 캡처

[기독일보=칼럼] 선거를 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후보자들 간의 네거티브 공방을 비판하고 정책선거를 강조한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후보자가 주장하는 정책을 보고 투표하는 선거가 민주적이며 선진적인 선거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투표용지의 도장을 찍을 때, 우리는 지성과는 별개로 우리의 감정이 그 도장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우리는 그동안 주로 인물을 평가하는 선거를 해왔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상대 후보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네거티브 선거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루곤했다. 그러다보니, 선거 때마다 그 인물에 대한 온갖 ‘팩트’가 난무하게 되었다. 그리고 과장된 진실이나 조작된 헛소문 등은 한 인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또 선거를 통해 생산되는 많은 정보들이 정작 한 인물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손으로 선출한 인물의 임기 말이 되거나 임기를 끝내고나서야 비로소 그 인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옛말이 있다. 우리가 평가하는 인물들은 한 번도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이기에 그 엄청난 자리가 주어졌을 때, 실제로 어떤 인간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지, 그 변수가 다양하다. 이 때문에 선거 기간동안 한 인물을 평가하기에는 모든 면에서 한계가 따른다.

결국 우리가 따라가는 ‘인물’은 변하지만 ‘정책’은 변하지 않는다. 선거는 단순히 누가 정책결정자의 자리에 오를 지만을 결정하는 정치적 활동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세상을 원하는지 그리고 원하지 않는지 보여주는 시간이다.

좋은 인물을 선출하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달리, 당장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물이 아니라 정책이다. 물론, 인물도 훌륭하고 추진하고자하는 정책도 적절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최고의 선이지만 현실은 항상 선과 악이 섞여있기 마련이다. 부정적인 정책을 가진 긍정적인 인물과 긍정적인 정책을 가진 부정적인 인물 중에 어떤 사람을 선출해야 할지 결정해야하고, 내가 원하는 정책과 원하지 않는 정책을 둘 다 주장하는 인물이 있기에 어떤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 결정해야한다. 이것이 바로 선거를 통해 개인에게서 일어나는 정치적 활동이다. 어렵더라도 각 개인에게서 일어나는 정치적 고민을 지혜롭게 해결한 후 표를 던지는 것이 선거이다. 선거는 정치이지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다.

▲지난달 25일 밤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JTBC·중앙일보·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네 번째 TV 토론회에서 토론 중인 후보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자유한국당 홍준표·정의당 심상정·더불어민주당 문재인·바른정당 유승민·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다. ©JTBC 보도화면 캡처

이번 대선도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동성애 문제차별금지법이 큰 이슈로 부각되었다. 동성애를 반대하지만 차별금지법은 제정하겠다는 후보가 있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모두를 반대하는 후보가 있다. 그리고 이 둘 모두 찬성하는 후보가 있다.

그동안 본 단체에서는 동성애와 동성애옹호사상, 그리고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해악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호모마니아들이 이런 동성애 비판활동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신들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조차 받아들이기를 꺼려하고 오히려 혐오라고 여기며 합리적 상식을 가진 국민들조차 공격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그들의 아집과 왜곡된 시선을 법적으로 보장하게 될 차별금지법을 왜 반대해야하는지 더욱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해악에 공감하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같은 의견을 정책으로 제시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많은 이들이 당선가능성을 고려하며 고민하고 있지만, 선거는 내가 원하는 인물의 ‘당선’이 최고의 목적이기는 하나 전부는 아니다. 당선가능성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메시지를 정치인들과 모든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실패한 선거이다. 지난 총선 때, 비록 한 명의 국회의원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명분으로 하나되어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많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우리의 주장이 충분히 전달되었다. 이번 대선 또한 한 가지 정책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함께 움직이며 지체 없이 결단하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선거이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한 후보가, 이후 지지율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 상승세가 실제 위협적인 득표에까지 이른다면 비록 당선에 실패하더라도 당선된 타 후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달 25일 밤 진행된 대선후보 4차 TV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두고 격돌했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어차피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위협하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과의 싸움은 한 번의 선거에 한 명의 인물을 선출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주장이 사회 저변으로 널리 퍼져 우리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더욱 합리적인 반대의견을 갖게 되고 우리의 의견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은 결코 단시간에 일어날 수 없다. 이번 선거를 더 멀리 보고,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단호하게 결정한다면 결과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위한 성공적인 선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들 중 누구든 지금이라도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반대 의견을 표현한다면, 우리의 지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모호하고 불확실한 자세로 일관한다면, 투표일에 우리의 결정은 절대 모호하지도 불확실하지도 않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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