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지금 추세라면 이르면 20년 내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수가 이슬람교 가정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수에 추월을 당하고 2075년에는 이슬람교에게 밀려 세계 최대 종교 자리를 내줄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기독교계열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종교 지형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는 이슬람교도인 '무슬림' 부모에게 태어난 신생아 수가 기독교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수를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2015년 전 세계 신생아 중 무슬림 부모에서 태어난 신생아 비율은 약 31%로 같은 기간 세계 무슬림 비율 24%를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기독교인 부모에서 태어난 신생아 비율은 33%로 전 세계 기독교 신자 비율 31%를 살짝 웃돌았다.
◆ 기독교인구 증가세는 둔화…무슬림 인구 증가세는 커져
기독교인들의 인구 증가세는 무슬림 신생아 비율이 현 무슬림 비율을 7%포인트가량 상회한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상대적으로 둔한 편이다.
일부다처와 낙태금지 등 쿠란의 율법에 기인한 무슬림이 다른 종교인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출산율이 높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무슬림 인구의 비중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2030∼2035년 무슬림 부모에게서 태어날 신생아는 약 2억2,500만명으로 같은 기간 기독교인 부모에게서 태어날 신생아 2억2,400만명을 근소하게 추월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또 2055∼2060년에는 무슬림과 기독교인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각각 2억3,300만명과 2억2,600만명으로 증가하지만 그 차이 또한 600만명으로 커질 것으로 조사됐다.
◆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기독교인구 증가세에도 유럽 기독교인은 더 감소세
지역별로는 세계적으로 기독교 인구가 대부분인 남수단 등이 속한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의 기독교인들이 젊고 출산율이 높은 편이지만, 기독교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는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는 선진국에 속하는 이 지역에서 동성애나 개인주의 등으로 전통적인 가치관이 붕괴되면서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극감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2010∼2015년 독일에서만 기독교인 사망자가 신생아 보다 약 140만명 많았고, 기독교인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 사망자 37%를 차지했다.
◆ 비종교인 출산율이 종교인 출산율보다 크게 낮아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기간 비종교인은 전 세계인의 16%를 차지하며 이들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는 전체의 10%로 낮은 편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2055∼2060년 신생아의 9%가 비종교인에게서 출생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경우 이 비중이 각각 36%, 35%로 합치면 70%를 넘는다.
비종교인은 고령화와 저출산을 겪는 중국과 일본, 유럽, 북미 등에 집중됐고, 종교인은 출산율이 높고 유아 사망률이 급감하고 있는 개도국에 많았다.
퓨리서치센터는 특히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신자가 많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기준 전 세계 73억 인구 중 기독교인 비중이 31%로 가장 컸고 무슬림이 24%로 뒤를 이었다. 비종교인은 16%였고, 힌두교(15%)와 불교(7%) 신자가 각각 뒤를 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조사에서 모든 신생아가 부모의 종교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았으며, 패턴이 복잡하지만 아기가 출생 후 종교를 바꿀 가능성도 고려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